미디어 시장의 지형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
미디어 시장의 지형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4.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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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합종연횡 가속화
위기의 지상파, 제작 노하우 바탕으로 적극적 제휴 나서

수십 년간 비교적 평온하던 대한민국 미디어 지형이 최근 들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큰 틀 안에서 관련성은 있었지만 각자의 본업에 충실하던 과거와는 달리 업종에 상관없이 연합전선을 맺고, 또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손잡은 국내 미디어 기업간의 합종연횡 상황을 정리해 본다.

① 이통사·지상파, 소리 있는 행보  
② CJ ENM·포털, 엔터에 집중 
③ 종편·SO, 아직은 가성비  

[더피알=문용필 기자] 현재 국내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를 요약하면 한마디로 ‘빅뱅’이다. 지상파, 케이블SO·PP같은 전통적 방송 영역은 물론이고 이동통신 3사와 이들이 이끄는 IPTV, 여기에 포털과 엔터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회사들이 합종연횡과 인수합병을 반복하고 있다.

현상의 기저에는 온라인 기반의 뉴미디어와 기존 올드미디어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 작동한다. 모바일이 미디어 소비의 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반면, 전파와 케이블에 기반한 기존의 방송 플랫폼은 쇠퇴 중이다. 이에 모바일을 무대로 시청자 확보를 위한 미디어 기업 간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방송통신 전문가인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과거) 파편화 돼있던 국내 미디어 시장은 경쟁이 국가에 의해 통제돼있었기 때문에 자기사업 중심이었다. 타사와의 제휴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인터넷은 탈 국경의 사업이고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동한다. (국내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사업자들에 대항하려면 플랫폼을 키우거나 제휴를 맺어야 한다”고 봤다.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이제는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미디어) 사업모델이 바뀌고 있는데 이를 실행하는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직접 도전하고 있다”며 “예전 시스템으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도 미디어 합종연횡을 부추기는 요소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성숙기에 들어선 국내 시장에서 다른 사업자가 성장한다는 것은 내 몫이 감소한다는 이야기다.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려면 타사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며 “마케팅비용을 투입해 한명씩 뺏어오는 것보다 (제휴나 인수를 통해) 한꺼번에 데려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산업구조 자체가 IT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한국은 IT 선도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도 상당한 수익을 거뒀던 전통미디어들이 거기에 안주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레거시 미디어들이) 급격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놀란 것이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인수합병과 파트너십을 선택하고 있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벌어지는 미디어 합종연횡의 중심에는 이동통신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미디어 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M&A 2건이 이통사 발로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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