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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기자회견이 퇴로 막은 박유천 사건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기자회견이 퇴로 막은 박유천 사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4.26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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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의혹에 선제적 결백 호소…수사기관 증거물에 진퇴양난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박유천 씨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호소한 모습(위)과 17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장면. 뉴시스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박유천 씨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호소한 모습(왼쪽)과 17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장면.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국민 이목이 집중되는 위법적·불법적 사건시 당사자는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 해소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회견 내용이 수사기관의 조사결과와 다를 경우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져 위기는 손 쓸 수 없게 돼버린다.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혹을 떼진 못해도 최소한 혹 붙이는 우(憂)만이라도 피해야 한다.

사건 요약

남양유업 창업주 손녀 황하나씨의 경찰 진술로 전 연인인 가수 박유천씨도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박씨는 지난 10일 스스로 기자회견을 열어 수차례 “나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지만 최근 국과수 마약 반응에서 양성 결과가 나왔다. 

현재 상황

박씨 소속사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팬들도 등을 돌리는 등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박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변호인 측은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가 검출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주목할 키워드

기자회견, 언론대응, 범죄혐의, 거짓말 논란, 괘씸죄

전문가 

전선룡 Lawtto 대표변호사,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코멘트

전선룡 변호사: 수사기관에서 발표하기에 앞서 먼저 기자회견을 연 것이 패착이 된 것 같다. 박씨의 기자회견은 언론 너머 일반 국민,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실제 마주해야 하는 상대는 수사기관 아닌가. 증거를 갖고 이야기하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보면 기자회견에서 팩트가 아닌 부분이 언급되면 더 엄격하게 대한다. 일종의 괘씸죄다.

피의자가 거짓말을 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있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결과적으로 박씨 입장에선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블로킹(기자회견) 한 것이 오히려 퇴로를 막은 꼴이 됐다. 위법이나 불법적 일에 얽혔을 때 불분명한 이야기는 무조건 안 하는 것이 맞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가령 자사 제품에서 독성물질 의혹이 나왔다고 치자. 그 경우 선수쳐서 먼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보다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을 전부 다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명백하게 잘못한 건 잘못했다 확실히 밝히고 명백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선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 정확치 않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바깥으로 흘러나가게 되면 상황이 달라졌을 때 기업 역시 퇴로가 막혀 버린다. 자승자박하지 않으려면 몸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유명인은 더욱더 국민 눈높이에서 말하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박유천도 기자회견 열어 부인할 게 아니라 “불미스로운 일이 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사실여부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혐의에 관한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이야기하겠다”고만 하면 됐었다.

언론 취재에 대해선 “피의자라도 헌법에서 보장된 방어권이 있지 않느냐.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리한 추측성 언론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절대 아니다’고 하다가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를 통해 물증이 나와도 부인하는 상황이다. 사회통념상 이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

박영숙 대표: 박유천과 소속사와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모르는 가운데 코멘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한 대응으로 봐도 섣부른 기자회견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을 한 이유, 시점, 메시지, 기자회견이라는 방식 어느 한 가지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진행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위기 상황에서는 늘 ‘진실 공방’과 ‘진심 공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번 케이스는 진실 공방의 장과 시기를 잘못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진실 공방은 당사자와 조사 기관의 역할을 존중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진심 공방에 있어서 개인의 브랜드가 특별히 중요한 경우에는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시기, 메시지,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개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의 일관성이 진정성 리더십 자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에 신뢰가 크게 무너지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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