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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솔직’ 채용공고 낸 그 회사 대표의 변
‘투머치솔직’ 채용공고 낸 그 회사 대표의 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5.0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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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전화 인터뷰] 비흡연자 찾고 공공기관 디스 이유는?

“평일 낮에는 미팅이 많아, 평일 저녁과 주말에 직원들한테 연락을 합니다. 업무 지시는 아니고 업무 상황 확인 연락입니다. 근무 시간 중 개인 연락을 일절 하지 않는 직원은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퇴근 시간 이후 연락은 안 해야 하지만, 일절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워라밸 시대와는 좀처럼 맞지 않는 듯한 지나치게 솔직한 문구. 게다가 “업무 시간 중 담배 피고 나서 퇴근 시각 됐다고 퇴근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채용 희망 1조건으로 비흡연자를 명시해 놓았다.

회사 차원에서 학력은 안 보지만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입찰 시 직원 대학교가 어디인지도 쓰라고 하는 아주 짜증나는 나라”라며 업계 불합리를 꼬집기도 한다.

더피알이 채용공고 코너를 개설한 이후 아주 ‘특이한 화법’으로 직원을 찾는 회사가 등장했다. (▷궁금한 분들은 클릭라이징팝스라는 이름의 에이전시가 그곳.

더피알 게시판에 올라온 라이징팝스 채용 공고 일부. 미사여구 없이 직설적으로 설명한다.
더피알 게시판에 올라온 라이징팝스 채용 공고 일부. 미사여구 없이 직설적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인재를 찾는 것인지 쫓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구인 멘트가 직설적이다. 이유가 궁금해 안내된 연락처로 전화해봤다. 휴대폰 너머 응대하는 이는 창업 6년차의 젊은 대표였다.

업계 대표 분들을 뵈면 한결같이 구인난을 호소해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회사PR에도 적극적이고요. 그런데 라이징팝스의 경우 구인 멘트가 너무 날것인데요?

“서로 잘 모른 채 같이 일하다가 빨리 그만두게 되면 그만큼 서로가 손해잖아요. 처음부터 최대한 회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목소리가 굉장히 젊은데 어떤 분이신가요.

“PR회사에서 일하다가 스물아홉에 라이징팝스 창업해서 이제 6년차를 맞은 김근식이라고 합니다.”

대표 입장에서 회사와 최대한 핏(fit)되는 사람을 찾으시려는 맘은 알겠는데 그래도 너무 솔직한 거 아녜요? 이번에 올린 채용 게시글 중 ‘대표 1인이 인사/총무를 다 해서 가끔 월급날을 잊기도 하고 더 빨리 지급하기도’ ‘광복절, 현충일, 성탄절 등 모든 공휴일 근무일. 월차(연차) 사용은 가능’ 같은 내용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죠. 장단을 다 감안하고 드러낸 겁니다. 어차피 이 일(PR 컨설팅)이 직장 보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직업을 찾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거니까요.”

직원 대상 복지를 언급하면서 ‘채용시 학력은 상관없으나 공공기관 입찰 시 직원 대학교가 어디인지도 쓰라고 하는 아주 짜증나는 나라’라고 굳이(!) 덧붙이셨던데…

“그 부분에 대해선 정말 할 말 많습니다. 제가 이 업을 하면서 공공(부문) 조달 시장의 문제를 정말 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최저시급이 올랐으면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용역 단가도 어느 정도는 비례해서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근데 아니에요. 그러면서 과업 범위나 요구사항은 그야말로 엄청나고요. 공공용역에서 무리한 발주는 조달청이 가이드를 해줘야 하는데 인력 없다, 일손 없다 하며 그저 플랫폼 관리 정도에 머물고 있어요.”

김 대표는 “일례로 SNS 용역 비딩에 들어가면 SNS를 제대로 알지도 모르는 50대 이상의 남자 분들이 대부분 전문가로 심사에 참여한다”며 “대표나 직원이나 다 나이가 어린데 할 수 있겠느냐며 직무나 전문성과는 전혀 관련 없는 발언을 하시는 분도 왕왕 있다. 어떤 곳은 직원 주민등록번호까지 요구하기도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디지털 소통 강화하는 각 부처, ‘어공-늘공 구도’ 벗어나야 

여러 현실적 문제들로 TMI식 채용 공고를 내신 거군요. 며칠 전에 접수 기간이 끝났던데 좋은 분은 좀 찾으셨어요?

“네. 상시적으로 계속 찾는 중입니다.”

그럼 취준생이나 구직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렇게까지 썼는데도 채용 공고를 잘 안 보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물론 그 분들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저희 회사 브랜드가 구직자에게 그만큼 잘 안 알려진 거니까.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짧은 전화 인터뷰가 끝나고 김근식 대표는 라이징팝스를 잘 몰랐던 기자에게도 한 가지 파일을 추가로 보내왔다. “청년창업, 엄청난 야망보다 내 능력 맞춰 시작을”이라는 제목의 과거 인터뷰 기사로 시작하는 회사소개서였다. 

그와 눈높이를 맞춰 라이징해나갈 좋은 인재들이 라이징팝스의 문을 두드리기를. 아, 안타깝지만 흡연자는 안 된다. 

라이징팝스 회사소개서 첫 페이지.
라이징팝스 회사소개서 첫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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