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일’ 수치로 보는 SK, 재무제표처럼 일반에도 공개
‘착한일’ 수치로 보는 SK, 재무제표처럼 일반에도 공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5.21 15: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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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구체화하며 ‘DBL 경영’ 공식화…관계사별 사회적가치 측정결과 경영 KPI 50% 반영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 제공

[더피알=박형재 기자]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6개 주요 관계사가 한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 추구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움직임은 그동안 경제적 이윤에만 집중하던 국내 기업이 사회적 가치 추구에 방점을 두고 각종 지표와 기준점을 만들어 관리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숫자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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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SK 관계사들은 분기별 실적 발표나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발표한다. 사회적 가치는 관계사별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50% 반영한다.

이로써 SK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 Double Bottom Line)’ 경영을 본격화했다. 

DBL이란 기업의 경영성과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숫자 외에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따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인건비와 세금, 협력사 지원, 환경개선 등 착한 일에 쓴 돈을 이익과 동일 범주로 취급해 사회적가치가 높으면 경제적 가치가 낮아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SK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SK 제공
SK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SK 제공

예컨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장비 협력사와 함께 물이 필요 없는 스크러버(반도체 불순물 처리 장비)를 개발했다. 스크러버는 많은 물을 사용해 반도체를 세정하는 장비로 경제적 가치만 생각하면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었으나 환경보호 관점에서 연구하게 됐다. 새 장비를 개발한 결과 취‧폐수 처리비용을 연간 540억원 가량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SK루브리컨츠는 기존 제품 대비 최대 2.0%의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고급 윤활기유 ‘YUBASE(유베이스)’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가 저감됐으며 2018년 연간 사회적 가치 창출액은 1315억원으로 측정됐다.

이런 식으로 SK관계사들이 유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3조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 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6조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SK하이닉스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9.9조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각각 측정됐다.

SK는 앞으로 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국내외 기업들과 노하우를 공유해 측정 체계를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계량화할 객관적 측정 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각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SK관계자는 “아직 모든 측정 산식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가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는 이유는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SK는 DBL을 실천하고 이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다보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혁신적 BM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상품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BM)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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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준 2019-05-24 11:07:38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