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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가 만든 박경 뮤비, 시작은 이랬다
광고회사가 만든 박경 뮤비, 시작은 이랬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6.05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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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과 크리에이터가 협업한 박경 ‘귀차니스트’
뮤직비디오+광고 하이브리드 콘텐츠 완성

[더피알=조성미 기자] 음성인식 스피커를 이용해 알람을 맞추고 마약 매트리스에 누워 꿀잠을 잔다. 피부 관리는 올인원 제품으로 해결하고 식사는 간편하게 파우치 타입의 뮤즐리에 물을 부어 마신다.

블락비 박경의 솔로곡 ‘귀차니스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한 모델의 다양한 광고를 모아 누리꾼들이 ‘OOO의 하루.jpg’를 만들던 것의 역발상으로 광고 상품들을 연결해 ‘귀차니스트’의 하루를 완성했다.

장면을 떼어보면 광고로도 손색없을 만큼 각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담아내면서도 이를 잘 연결된 하나의 콘텐츠로 완성했다. 예를 들어 최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알바앱을 열고 배달서비스 기사로 일하게 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또 이야기 흐름상 어울리지 않는 품목은 현재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박경의 역할을 살려 라디오 CM으로 등장시킨다.

광고계에서도 각광받고있는 아이돌 멤버들의 뮤직비디오 PPL은 종종 진행돼왔다. ▷관련기사: 노골적 PPL, 드라마 넘어 뮤비로 진출

하지만 이번처럼 뮤직비디오에 광고를 한 것인지, 광고를 엮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지 판단이 애매한 콘텐츠는 새로운 시도이다. 특히 광고회사 플래닛드림와 협업했음을 뮤직비디오 상에도 명기할 만큼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늘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고자 노력한다”는 김록 플래닛드림 대표에게 귀차니스트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김록 플래닛드림 대표.
김록 플래닛드림 대표.

이번 프로젝트의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박경 씨와는 tvN ‘문제적 남자’ 출연을 계기로 친분을 갖게 됐습니다. 음원 출시 한 달 전쯤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그의 고민은 ‘뮤직비디오가 과연 필수불가결한 콘텐츠인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원마케팅은 1.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출시한다 2.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알린다=광고(홍보)한다 이 두 가지 단계로 진행되는데요. 물론 이 과정에서 운이 따르기도 하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들이 도입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비디오의 범람 속에 팬층을 제외하고는 뮤직비디오를 끝까지 보는 경우가 적어지는데 편당 최소 몇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뮤직비디오에 그만큼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를 고민하더군요.

이러한 고민과 함께 ‘귀차니스트’ 음원을 듣고 보니 제목부터 위트 있게 풀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차니스트라는 제목이 가지고 있듯이 ‘귀찮음 = 문제(Problems)’라면 ‘해결책(Solutions) = 신기술·신제품’으로 풀 수 있지 않을까였습니다.

마트에 가는 대신 손가락 터치 하나로 집으로 필요한 물품이 배달되고 음성만으로 집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콘트롤 할 수 있으며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하는 시대. ‘모든 새로운 기술과 혁신 서비스는 인류의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 발명된다’라는 전제 하에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음원마케팅 일반론과 반대로 생각해 1. 광고로 뮤직비디오를 만든다 2. 광고가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알린다라고 설계했고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어설프게, 광고 아닌척하지 말고 제대로 대놓고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광고일까?’ ‘대체 몇 가지 제품이나 브랜드가 등장하는 것일까?’ ‘심지어 저것도 광고인가?’라고 소비자(시청자)가 궁금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소위 빵빵한 광고주들까지 섭외하셨는데요. 광고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사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엄청난 난항이 있었습니다.

‘최소 30개의 브랜드의 참여’라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설득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여서 모두 박수쳤지만 선뜻 참여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이런 사례가 있었나요?”

“아니요, 처음입니다.”

“해외에는 이런 사례가 있었나요?”

“아니오, 없었습니다.”

“귀사의 제안은 너무나 훌륭하오나, …”

‘레퍼런스’가 크리에이티브 제안에 필수적인 한국 문화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전례가 없다’는 말은 곧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없다’가 되더군요.

그럼에도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었던 무기는 무엇인가요?

이번 프로젝트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각각의 광고주에게는 뮤지션의 음원과 초상권을 계약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또한 후원 금액에 따라 분량 및 노출도가 달라지며 따로 제작을 통해 30초·15초·6초 범퍼애드 등 각각 사용할 매체에 맞는 별도 광고제작물이 제공됩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뮤지션을 광고모델로 활용 시 지불해야할 모델료+음원료+제작비+기타부대비용의 몇분의 일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뮤지션의 입장에서는 뮤직비디오의 일부가 24개사의 각각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퍼져나가는 것으로 음원을 알릴 수 있게 됩니다. 일종의 연합군인 셈이죠.

광고주는 일차적으로 잘 맞는 브랜드나 제품을 선정해 개별적 미팅요청을 드렸고 참여회신을 주신 분들과 진행을 했습니다. 저희와 이미 함께해본 적 있는 광고주분들이 플래닛드림을 믿고 함께해주신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처음 연락드린 광고주분들 중에도 흔쾌히 함께 해주시기도 했고요.

여담이지만 하루 평균 한 두개의 업체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럼 그 자리를 새로운 브랜드로 채워야 했습니다. 촬영 하루 반나절 전에 메인으로 참여했던 브랜드가 갑자기 유선으로 취소하면서 짓고 있던 세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촬영 하루 전날엔 우연히 알게 된 경쟁 업체에서 웃돈을 낼 테니 상대회사를 빼달라는 연락이 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라디오 형식을 빌려 광고주를 소개한 장면.
라디오 형식을 빌려 광고주를 소개한 장면.

뮤직비디오를 통해 소개될 브랜드의 이야기는 어떻게 협의하셨나요? 몇몇 브랜드의 경우 실제 광고라고 보일 정도로 브랜드 입장에서 소개됐지만, 또 이들을 뮤직비디오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묶어야 하기에 광고주의 의견을 100%로 수용할 수 없었을 것도 같은데요.

우선 음원 출시 전이어서 보안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구성을 알려드리면 각각의 광고주들이 자신의 우선 노출을 요청할 것이기에 그 부분은 스토리에 맞게 구성하기 위해 이에 대해서는 자제요청을 드렸습니다.

광고주분들은 자사의 분량 콘티만 보고 최종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앞뒤가 누구냐?’라는 질문이 무척 많았습니다. (웃음)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전례 없었던 프로젝트를 만들자는 뮤지션·대행사·프로덕션 모두의 합심이 아니면 문제가 생기기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느껴질텐데, 힘들지만 화기애애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근 50시간 정도 촬영하는 중에 콘티가 바뀐 것도 있고, 찍으면서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어느 현장이나 그렇겠지만 급박한 50시간이었죠.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추가로 어필할 내용이 있다면.

‘세계 최초’라는 말은 늘 설레고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그 두려움에 맞서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이 있다면, 그리고 거기서 행복을 느낀다면 분명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독립광고대행사가 살아남을 길 또한 그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래닛드림은 매해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을 담은 키워드를 정합니다. 올해 그려가고 있는 광고 그리고 콘텐츠는 #URGENT(빠른, 시의적절한) #ANOMALOUS(변칙적인) #IRREPLACEABLE(대체불가능한)입니다. 늘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귀차니스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우측하단 광고문의는 플래닛드림의 깨알같은 셀프 광고컷.
'귀차니스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우측하단 광고문의는 플래닛드림의 깨알같은 셀프 광고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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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ga5 2019-06-07 12:06:03
https://vimeo.com/173853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