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청와대 오찬 홍보물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청와대 오찬 홍보물 논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6.07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 靑홍보물에 김정은 사진 담겨
천안함‧연평해전 유족 분통, 정치적 의도에 앞서 수용자 배려해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에펨코리아)
논란이 된 국정홍보용 소책자의 일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사건 요약

청와대가 지난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국정홍보용 소책자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책자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 있는데, 천안함·연평해전 희생자 유가족이 참석자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사려깊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황

해당 사진은 6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이슈화됐고,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됐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한 청와대”라고 비난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문제가 된 책자에 대해 청와대 오‧만찬 참석자들에게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을 한 것도 그런 분들의 희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이해해주면 좋겠다”며 “그 분들이 서운함을 느끼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슈 선정 이유

문제의 책자는 청와대가 오찬용으로 별도 제작한 것이 아니다. 외부인사 초청 행사에 식사 메뉴를 적은 종이와 함께 통상적으로 내놓는 소책자였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국가유공자의 유가족 입장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충분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장에 놓인 작은 소품 하나도 참석자에 따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목할 키워드

청와대 소통, 이해관계자 관리, 정치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

코멘트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청와대에서 의도적으로 천안함·연평해전 희생자 유가족들을 기분나쁘게 하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어떤 메시지가 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통해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평화를 향해 가고 있다’, ‘여러분이 평화의 디딤돌을 놓았다’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본다. 

그러나 오찬에 참석한 유가족 입장에선 굉장히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뒷말도 나올 수 밖에 없다. 청와대의 의도는 ‘고귀한 희생’을 강조하는 것이겠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다면 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만일 청와대가 실수로 유가족 면면을 꼼꼼히 체크하지 못했다면 더 큰 문제다. 초청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의전 프로토콜이 다를텐데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표현의 정치를 많이하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이벤트식으로 보여주는 정치를 하다보니 다소 무리수를 두게 된다. 청원게시판 등으로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지만 보여주기식 행보에 앞서 진정성이 더 요구된다. 보수언론 등 반대진영에서 계속 문제삼기 전에 청와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 : 청와대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해당 홍보물이 유족을 두 번 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노이즈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이슈의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논란이 되고 있는 문 대통령의 6일 현충원 발언도 마찬가지다. 현충일 추도사에서 독립운동을 했지만 북한에서도 활동해 평가가 엇갈리는 김원봉을 언급했는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넌센스다. 아마도 최근 MBC에서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이몽’이란 드라마가 방영 중인 것을 염두해둔 발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참외밭에서 신발끈 고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부정적 이슈가 반복되면 사람들은 청와대의 진위를 의심하기 마련이다. 청와대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일반 대중들이 불편해 할 만한 메시지를 자꾸 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