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광고료 인상이 왜 문제가 되지?
네이버 광고료 인상이 왜 문제가 되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6.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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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7월부터 모바일 배너 단가 인상
시장경제 논리보다 시장개입 접근식 보도 아쉬워
네이버 모바일 화면에 노출되는 스페셜DA(배너)광고 단가가 7월부터 인상된다.
네이버 모바일 화면에 노출되는 스페셜DA(배너)광고 단가가 7월부터 인상된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한 경제지가 ‘단독’ 타이틀을 달고 네이버의 광고비 인상을 문제 삼았다. 7월부터 일부 모바일 광고비를 최대 34%까지 올린다며 업계 관계자의 목소리를 빌려 네이버가 광고 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거듭 읽어봐도 네이버의 광고단가 조정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시장경제 논리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경제지가 왜 네이버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엄격한 ‘시장 개입’을 주장하는지 모를 일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붙는 배너광고(스페셜DA) 금액은 기존 3800만원(오전 9시~12시)에서 7월 1일부터 5100만원으로 34% 가량 오른다. 오후 12시~3시는 4200만원에서 5600만원으로, 저녁 6~9시 광고는 45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인상된다.

반면 네이버 PC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배너(타임보드) 단가는 소폭이지만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네이버가 공개한 단가표를 보면 오전 9~10시는 1090만원에서 1060만원으로 인하되고, 오후 12~1시는 101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저녁 6~7시는 700만원에서 680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참고로 타임보드 광고는 스페셜DA와 달리 한 시간 단위로 판매된다. ▷네이버 광고 페이지

네이버 측은 이번 광고비 조정이 새 모바일 확대 적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네이버 DA광고는 CPM 방식(1000회 광고 노출에 지불하는 정액 광고)을 취하는데,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가 빠진 채 검색창과 그린닷으로만 구성된 새 버전으로 개편하면서 배너 노출량과 주목도가 높아져 광고비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7월부터 네이버 이용자의 80~90%가 새 모바일 버전으로 전환된다”며 “노출량의 예상 임프레션이 구 버전 대비 상대적으로 높기에 (광고)가격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해명에도 수치 증감만 보면 네이버가 광고비를 올릴 땐 확 올리고 내릴 땐 찔끔 내린다는 기사의 비판 포인트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광고 시장의 메커니즘을 고려하면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정리될 사안이다.

검색광고와 달리 포털 메인에 노출되는 배너광고는 주로 대기업들이 집행한다. 그들이 네이버에 지불하는 디스플레이형 광고는 TV나 신문 등 전통매체의 광고비 대비 결코 큰 예산이 아니다. 주어진 돈을 어디에 더 쓰고 덜 쓰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네이버보다 더 매력적인 매체가 등장하면 돈의 흐름이나 편성 전략도 달라지게 된다.

더욱이 자유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대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즉 광고를 집행하려는 광고주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고, 수요가 줄면 판매가는 떨어진다. 광고 효과에 비해 책정 단가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광고주가 집행을 꺼리게 되면 누가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아도 네이버 광고비는 자연히 내려가게 된다는 얘기다.

유튜브 기세에 눌린 네이버가 방송사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동영상 광고 정책을 ‘5초’로 전환하려 강수를 둔 것도 철저히 시장 논리에 의한 자구책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네이버는 5초로 줄였는데 유튜브는 10초 광고로 늘렸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사람(이용자)이 모이는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털 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네이버 광고료의 적절성을 따져 묻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신문 1면 아랫도리를 선점하기 위해 광고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그때 그 시절의 영광을 네이버에 빼앗긴 자의 ‘몽니’로 비쳐질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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