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갈아탄 소비자들에게 물어봤다…“왜 바꿨나요?”
5G로 갈아탄 소비자들에게 물어봤다…“왜 바꿨나요?”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6.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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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3개월째 가입자 100만 돌파, 5G 자체보다 디바이스에 큰 관심
이통사들 ‘3사 3색’ 마케팅 통해 초기 시장 가입자 유치에 총력
5G서비스 가입자가 상용화 두 달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동통신 3사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5G서비스 가입자가 상용화 두 달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동통신 3사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상용화 3개월째를 맞은 5G 서비스가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LTE의 20배에 달한다는 속도나 실감미디어 콘텐츠에 매료된 것일까. 아니면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전이 효과를 본 것일까. 5G 대열에 합류한 실사용자들의 가입 이유와 향후 5G 전환을 고려 중인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50대 직장인 A씨는 휴대폰 교체 시기에 LTE폰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5G폰으로 급선회한 케이스다. 그는 “5G폰 보조금이 많아서 LTE폰보다 오히려 저렴하더라”며 “요금제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6개월만 쓰면 원하는 요금제로 쓸 수 있다고 해서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속도나 다양한 5G 콘텐츠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A씨는 “게임도 안하고 VR 영상도 보지 않는다. 5G 기능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면서 “5G라고는 하는데 지금은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 오히려 불편하다. 로딩이 계속될 때가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40대 직장인 B씨도 5G 속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5G가 끊어지면서 바로 LTE로 전환되면 속도가 다소 지연되는 면이 있다. 영상을 보다가 끊어지기도 한다”며 “오히려 5G가 잘 안잡히는 지방에서는 LTE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끊어짐이 없다”고 말했다.

B씨도 5G의 장점 때문에 5G폰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 그는 “듀얼스크린 기능 때문에 폰을 바꾼 거다. 기존에 쓰던 LTE가 불편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휴대폰을 바꾼 이후에도 5G 콘텐츠 보다는 기존에 (LTE폰으로) 보던 콘텐츠를 이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30대 직장인 C씨 역시 B씨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듀얼스크린이 장착된 폰을 갖고 싶었다”며 “(5G용) 콘텐츠나 속도는 (구입 의사와) 상관이 없었다. 아직 기지국을 구축하는 중이어서 그런지 속도가 빠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C씨는 원하는 기종이 LTE폰으로 출시됐어도 구입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5G만의 특성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기존 휴대폰 약정기간이 끝나면 5G망에 가입할 예정이라는 40대 사업가 D씨는 “(ICT) 트렌드에 맞게 5G의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이 안정화될 때까지 좀 더 기다려볼 생각”이라고도 전했다.

대학생 E씨는 빠른 속도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5G폰 구입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지방의 경우에는 아직 커버리지가 부족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상용화 69일만인 지난 10일 5G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5G 기지국 수는 지난달(5월 8일 기준) 대비 3980국 증가한 6만1246국이다. 참고로 과기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5G 가입회선은 이통 3사를 모두 합해 약 27만개 수준이었다.

5G 단말기가 아직까지 2종에 불과하고, LTE에 비해 다소 비싼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증가속도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초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재 이통 3사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자사 기술력을 어필하려는 전사적인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SK텔레콤은 ‘초시대’, KT는 ‘초능력’, LG유플러스는 ‘일상을 바꿉니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5G시대 ICT라이프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3사 마다 내세우는 마케팅 포인트도 각각 다르다.

KT는 ‘기본기’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요금제와 커버리지 등이 그것이다. 3사 중 가장 빨리 무제한 요금제와 커버리지 지도를 공개했고 캐릭터 카드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사 커버리지를 확인할 수 있는 AR게임 형태의 앱도 내놓았다. 경쟁사에 비해 콘텐츠를 강력하게 내세우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 할만한 부분을 터치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KT의 5G 시장 선도 비결은 ‘기본기’

LG유플러스는 콘텐츠에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프로야구나 아이돌 VR등 다양한 5G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시아 최초의 AR콘텐츠 전용 스튜디오를 구축하는가 하면, 해외 유수의 업체들과도 잇따라 협력관계를 맺으며 경쟁력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기사: LG유플, 5G 즐기는 자체 콘텐츠에 화력 집중

SK텔레콤의 마케팅 화두는 이른바 ‘생태계 구축’이다. 경쟁사들이 자사 5G 가입자 중심의 서비스를 개방한다면 SK텔레콤은 3사 가입자를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OTT 서비스 옥수수(oksusu)의 ‘5GX관’이 대표적 사례다. 초기 시장인 만큼 파이를 먼저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행보이기도 하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이는 체험마케팅은 3사 모두 강화하고 있다. 5G 시대 개막을 알리는 광고와 언론보도들은 넘쳐나지만 아직까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야구장이나 대학가, 심지어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체험존을 오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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