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선정, ‘느낌적인 느낌’ 말고 데이터로
인플루언서 선정, ‘느낌적인 느낌’ 말고 데이터로
  • 문용희 (soul@picup.kr)
  • 승인 2019.06.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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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희의 더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흔한 착각

새 칼럼 ‘문용희의 더인플루언서’를 시작합니다. 더 깊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이야기를 독자들에 전합니다. 

[더피알=문용희] 매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고민하는 수십 명의 브랜드 및 에이전시 담당자를 만날 때마다 거치는 과정이 있다. 첫 만남일수록 이 과정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잘못된 프레임을 깨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담당자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최첨단 마케팅 기법’이자 ‘새로운 대세’라는 정도의 이해로 접근하곤 한다. 이마저도 최첨단, 새로운이란 수식어는 잊은 채 실제 접근은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과거 바이럴 마케팅 방식에서 그리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담당자가 전하는 말은 “우리 브랜드에 어울리는 인플루언서를 찾는다”거나 “브랜드가 원하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있다”다. 브랜드의 이런 요구 사항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시작하는 담당자들이 보이는 또 다른 유형이 있다. 이들은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통해 엄청난 매출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우리 목적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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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I(투자수익률)에 대한 염려는 실과 바늘처럼 따라온다. 인기 인플루언서의 경우 브랜디드 콘텐츠 하나를 만드는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니 과연 ROI가 나올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논할 때 플랫폼 업체들은 최첨단 데이터 기술, 심지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야기하는데, 담당자들은 물음표를 그린다. 실제 어떤 식으로 기술이 적용되는지 모르는 데서 오는 이질감이다.

이를 종합하다 보면 결국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최선의 방식을 테스트하고 개선책을 찾아 나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우리 브랜드와 결이 맞는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로 되돌아간다.

같은 구독자, 같은 장르…다른 결과?

인플루언서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단어 자체에서부터 본질적으로 ‘영향력’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영향력은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 즉,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어떤 인플루언서가 우리 브랜드의 고객에게 영향력이 있는지 분석하고, 그들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어떻게 콘텐츠로 커뮤니케이션할 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 결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는 방식은 차선 순위다.

우리 브랜드와 어울리는 인플루언서와 캠페인을 진행했을 때 외부에 노출되는 결과는 유사해도, 인플루언서 별로 그들이 오디언스(audience)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다르다. 적당히 브랜드와 결이 맞는 인플루언서 몇을 골라 단기적 노출 배포 관점에서 운영하기보다는, 실제 효율이 높은 인플루언서를 발굴하고 결과를 개선하는 퍼포먼스형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자연히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특정 브랜드에 구매전환 영향력이 높았던 인플루언서 유형 A, B.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필자 제공
특정 브랜드에 구매전환 영향력이 높았던 인플루언서 유형 A, B.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필자 제공

유튜브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같은 구독자, 같은 평균 조회수, 같은 장르의 채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데이터적으로 해당 두 채널과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면 유사한 조회수와 구매전환 결과가 나와야 타당하다. 그런데 그런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두 가지 각각의 이유가 있다.

먼저 조회수가 달리 나오는 건 각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콘텐츠 유형과 영상 내 흡입력 차이 때문이다. 우리 브랜드와 맞는 성과 높은 콘텐츠 유형은 데이터로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다.

유튜브 영상 노출의 핵심 지표는 해당 영상의 평균 시청 시간이다. 그런데, 평균 시청 시간을 체크하고 영상 제작에 들어가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때가 있다. 만드는 과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평소와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면서 효율도 역시 떨어진다. 크리에이터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사전에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 유형이 우리 브랜드에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데이터로 꼭 확인하길 권한다.

두 번째로 구매전환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그들의 구독자층과 팬심의 차이 때문이다. 구독자층이 우리 브랜드와 결이 맞는지, 그리고 해당 인플루언서가 얼마나 팬심을 보유하고 있는지 데이터적으로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즉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해당 인플루언서에 대한 오디언스 분석과 콘텐츠 유형 분석을 기본으로 갖고 갈 때 더 많은 성과를 확보할 수 있다. 마케팅 담당자는 이제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역시 데이터 관점의 퍼포먼스형 애드 테크(AD Tech) 플랫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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