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목대장 된 Z세대, ‘힙함’을 공유하다
새로운 골목대장 된 Z세대, ‘힙함’을 공유하다
  • 김승혁 (thepr@the-pr.co.kr)
  • 승인 2019.07.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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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s 눈] SNS에 부는 ‘골목 거리 도장 깨기’ 열풍
뉴트로 트렌드와 만난 옛 감성, 대외적 공유 욕구 키워
한옥마을을 개조한 익선동 골목의 풍경.
한옥마을을 개조한 익선동 골목의 풍경.

[더피알=김승혁] 최근 20대들의 SNS를 보면 음식 인증 사진보다 ‘힙’한 어느 골목 어귀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더 많다.

대표적으로 ‘힙지로’라고 불리는 을지로3가가 자주 등장한다. 오래된 인쇄 골목이었던 을지로는 얼마 전부터 옛날 감성과 현대 감각이 더해진 ‘빈트로(빈티지+복고)’로 탈바꿈했다.

을지로에 앞서 서울 연남동과 성수동 일대도 주목받았다. 이밖에도 허름한 뒷골목의 느낌을 간직하는 전국의 골목들이 Z세대의 SNS상에서 재조명되며, 소위 ‘골목 거리 도장 깨기’ 열풍이 일고 있다.

왜 20대는 새삼 골목이라는 키워드에 열광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골목이라는 장소 자체의 ‘낯섦’ 때문이다.

요즘 20대의 SNS를 보면 이런 느낌의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20대의 SNS를 보면 이런 느낌의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지금의 20대들은 골목 문화와 거리가 있는 세대다. 주택보다는 아파트, 골목 구석구석을 휘젓는 놀이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만남이 더 익숙하다. 그러니 골목 자체도 뉴트로 트렌드와 만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골목 특유의 ‘찾는 재미’와 ‘독특한 감성’도 한몫한다. 간판이 없는 가게 혹은 고유의 심벌(symbol)만을 표기해 둔 입간판 등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직접 찾는 재미를 선사한다.

더욱이 20대는 ‘나만 아는 장소’를 찾는 것에 대한 욕구가 높다. 대학생 송형민(25세) 씨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곳에 내가 먼저 다다랐다는 정복 심리가 있다”면서 동시에 “이를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고 싶은 심리 또한 크다”고 말했다.

특정 장소를 둘러싸고 대내적인 소장 욕구와 대외적인 공유 욕구가 공존하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골목을 찾아냈다는 성취감과 자신이 트렌드에 빠른 사람이라는 걸 주변에 알리고 싶은 욕구가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을지로 골목에 위치한 와인 바 ‘십분의 일’. 인스타그램 @sipboon_il
을지로 골목에 위치한 와인 바 ‘십분의 일’. 인스타그램 @sipboon_il

‘백종원의 골목식당’(SBS), ‘노포래퍼’(Olive TV) 등 골목 상권을 주제로 만든 TV프로그램은 20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학생 김승일(24세) 씨는 “요즘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땐 숨은 맛집이 있는 골목 상권을 검색하는 것이 필수”라며 “보통 TV프로그램에서 나온 식당을 찾아보는 편”이라고 했다. Z세대 놀이의 지표가 이제는 골목 상권 탐방 문화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방송을 통해 소개된 포방터시장의 경우, 유명세 덕에 손님 대기실까지 따로 마련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특히 소셜 무대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찾아가는 유튜브 콘텐츠가 다수 만들어져 SNS를 중심으로 제2의 파급효과까지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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