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20만원에 서울 청년들 ‘경북살이’ 할까?
월 220만원에 서울 청년들 ‘경북살이’ 할까?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07.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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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북도와 협업해 직무 경험 프로그램 진행
지역 상생 도모 취지…취업 외 청년들이 지방에서 살 이유 만들어야

[더피알=안해준 기자] 일자리를 찾기 위해 너도나도 서울로 모여드는 흐름에서 서울 청년들의 ‘경북 이주’를 돕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경북 지역에서 6개월 간 직무를 경험하며 월 22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지자체간 상생하려는 시도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지방으로 내려가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청정 경북 프로젝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청년을 모집 중이다. 접수일 기준으로 서울 지역에 주소지를 둔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50명이 선정된다. 

지역 상생이라는 취지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에도 신경 쓴 모습이다.

합격자들은 사전교육 진행 후 오는 8월부터 안동, 청송, 상주, 예천, 문경 등에 입주해 있는 21개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 주 4일(32시간) 근무제며, 나머지 하루는 지역에 있는 아동센터 및 복지관 등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는 설명.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 청년 이모씨는 “같은 경상도 출신의 입장에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소재 기업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청년 기근으로 구인난이 심각한데, 이번 기회로 젊은 감각을 수혈해 사업 변화를 모색해 볼 수 있다.

다만 서울에서 사는 청년들이 지방에 정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이씨는 “모르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점과 지속 가능한 직업이 있는지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봤을 때, 지금의 나라면 안 갈 것 같다”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 대학생이었다면 도전해 봤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자칫 취준생들의 스펙쌓기를 위한 단발성 프로젝트가 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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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문제도 청년들의 이주를 망설이게 한다. 지자체가 월 220만원의 급여를 보장하는 6개월 간은 큰 부담이 없겠지만,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해당 기업에 계속 근무하게 될 지 미지수다. 장기적으로 집값, 생활비 등 정착에 필요한 충분한 급여가 지급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기업의 경우 프로그램 기간 동안엔 숙소 또는 임차보증금을 지원한다. 

결국 프로젝트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장기적인 정책과 인프라 구성이 뒤따라야 한다.  

안동시 소재 대학을 졸업한 20대 청년 박모씨는 “월세에 대한 부담은 물론이고, 젊은 친구들이 안동까지 와서 일하기에 마땅한 회사를 찾기 쉽지 않다. 서울에 비해 부족한 여가 문화 인프라도 문제다”며 “프로그램 취지는 좋지만 스타트업 육성 및 기업 유치 등 장기적으로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요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참여자들이 원할 시 프로그램을 마친 후 해당 기업과 협의해 계속 근무도 가능하다”면서 “수료 후에도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지역연계형 청년 창직·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청년 일자리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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