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에 ‘디지털 개점휴업’ 들어간 기업들
日 불매운동에 ‘디지털 개점휴업’ 들어간 기업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7.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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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멈춘 SNS 계정…“휴가 아닌 휴가 보내는 중”
전문가들 “몸 낮춰야 하는 시점…과민반응 주의해야”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아사히 맥주는 SNS 운영을 잠시 멈춰섰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아사히 맥주는 SNS 운영을 잠시 멈췄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강하게 일는 가운데, 그 여파로 불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된 일본 기업들의 SNS 계정이 ‘개점휴업’ 상황을 맞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자칫 역풍을 가져올 수 있기에 숨 죽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 페이스북의 경우 이번주 들어 단 하나의 게시물도 올리지 않고 있다. 통상 일주일 평균 6개 이상의 콘텐츠를 업로드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주 게시물에는 전에 없던 ‘화나요’ 표시가 간간히 등장하거나 댓글을 통해 불매 운동이 언급되기도 했다. 유니클로 측은 모든 이용자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지만, 우익 후원 문제 제기에는 사실무근이라며 해명이 담긴 홈페이지 링크를 첨부하기도 했다. 

대표적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아사히 맥주도 이번주는 SNS 활동이 ‘올스톱’이다. 지난주 게시물엔 역시 이전에는 없던 ‘화나요’ 등의 표시가 붙어 있다.

한일 양국간 갈등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담당자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불매운동 이슈로 SNS 운영을 잠시 쉬고 있는 한 기업의 담당자는 “(한국) 이용자들의 반감을 살까 계정 운영을 잠시 멈췄다”며 “일주일째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 줄 몰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일부 기업의 경우 일상적인 SNS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 이용자들의 반발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데다, 팬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기업 담당자는 “정보성 콘텐츠 위주로 제공하던 공간이기에 페이지를 구독하신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드리는 게 맞다고 봤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에 의해 부정 이슈에 맞닥뜨리게 되면 우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중대 웨버샌드윅 코리아 수석부사장은 “이슈 상황에선 기본적으로 SNS 활동을 자제하는 게 맞다”며 “큰 부정적 반응이 없다면 진행해도 되겠지만, 게시물을 올렸을 때 비판적 댓글이 달린다면 몸을 낮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이슈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커뮤니케이션 활동 여부가 판단돼야 한다. 

다만 김종대 니트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사람들에게 일본기업이라고 강하게 각인된 브랜드들이 있고 비교적 타깃이 되지 않는 기업이 있는데, 무조건 채널을 중단하면 오히려 불매를 연상시키는 등 과민반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대표는 “일단 채널은 유지하되 콘텐츠 톤앤매너나 주제는 너무 가볍지 않게 하고, 오해를 살 수 있는 워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국가간 갈등 상황은 이슈가 장기화될 조짐이 있어 섣부른 행동은 화를 부를 수 있다. 시범케이스로 여론의 몰매를 맞지 않으려면 가급적 가시성을 낮추는 게 좋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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