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도 ‘명문대 타이틀’ 덕 본다?
유튜브 영상도 ‘명문대 타이틀’ 덕 본다?
  • 이지영 (leejyart@gmail.com)
  • 승인 2019.07.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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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s 눈] 동경의 대상 간접 체험하는 재미…학벌 상품화 우려도
조회수 200만회를 넘긴 스튜디오 샤의 영상 중 일부.
조회수 200만회를 넘긴 스튜디오 샤의 영상 일부.

[더피알=이지영] 수능 만점자들도 찍은 문제가 있을까? 명문대생들은 고등학생 때 연애를 했을까? 서울대에는 정말 전교1등이 굴러다닐까?

누구라도 궁금해할 법한 질문들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명문대생들을 쉽게 찾아보거나 만날 수 없기에 시원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어려웠다. 그들이 유튜브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서울대 재학생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에는 위와 같은 질문을 제목으로 단 콘텐츠들이 약 200만회 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명문대생을 향한 뜨거운 관심의 지표다.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백색소음, 그 앞에 ‘서울대 도서관’이 붙는다면? 어쩐지 공부가 훨씬 더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영상은 무려 조회수가 300만에 달한다. 재학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본다는 설렘과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명문대생의 하루를 담은 많은 브이로그(VLOG)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나 수험생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인 명문대생들이 동네 언니나 형처럼 친근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이쯤 되면 ‘명문대’는 가히 마법의 수식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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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생들이 학교 이름을 걸고 유튜브에 등장하게 된 건 연고대 연합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한 ‘연고티비’가 그 시초다.

해당 채널은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공부 노하우와 정보를 명문대생들이 직접 전한다는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전공과 직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진학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만든 전공 소개 코너 ‘4년’, 좋은 인터넷 강의를 리뷰해주는 ‘대리인’ 문제집 추천부터 자투리 시간 사용법과 같은 공부 꿀팁을 전하는 ‘연고티처’가 대표적이다.

연고티비는 현재 교육 전문 대학생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MCN ‘유니브(YOUNIV)’로 성장해 32개의 유튜브 채널과 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일각에서는 명문대라 일컬어지는 학교를 전면에 내세워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 ‘학벌상품화’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출신 학교와 학벌을 밝히지 않는다’는 운동이 한 때 SNS를 강타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명문대 타이틀로 조회수를 올리고 선망을 부추기는 방식이 지금 우리 사회가 타파하려는 학벌주의와는 역으로 간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우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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