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한다는 것+1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한다는 것+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9.07.16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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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뭘 해도 새롭지 않은 시대, 고령화 사회에서 답 찾아
아코메야 도쿄 인 라카구.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고객층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아코메야 도쿄 인 라카구.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고객층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1
도쿄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라카구(la kagu)가 영업을 종료했다. 폐점을 공식화하기 바로 직전까지 라카구에 방문한 필자로서는 의아했다. 소위 ‘핫하다’는, 잘 나간다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문을 닫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콘텐츠? 혹은 매출의 정체? 아니면 그저 창업주의 결단이었을까?

라카구는 영업을 종료하고 같은 자리에 아코메야 도쿄 인 라카구(Akomeya Tokyo in la kagu)로 바뀌었다. 구마 겐고가 건축한 공간의 콘셉트와 뼈대, 심지어 이름도 유지하되 이 공간이 제안해왔던 라이프스타일의 ‘주체’가 바뀐 것이다. ‘쌀’이라는 제품, 식문화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하고 있던 브랜드 아코메야(Akomeya)라는 좀 더 또렷한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2

2018년 12월에는 롯폰기(六本木)역 근처에 작은 서점 ‘분키츠’가 오픈했다. ‘입장료를 받는 서점’이라 오픈 전부터 이슈가 된 이곳에 입장료 1500엔(한화로 약 1만5000원)을 내고 앉아 둘러보았다. 여러 권의 책을 가져와 저마다 편한 자세로 독서를 하는 모습은 확실히 여느 서점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서점이라기보다는 프라이빗한 도서관 느낌이라고나 할까. 조용히 자리 잡고 앉은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이 서점을 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1980년부터 38년 동안 롯폰기의 명소였던 아오야마 북센터가 불황으로 문을 닫은 후, 바로 그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연 곳이 분키츠이다. 매출이 나오지 않아서 오래된 서점을 철수했던 자리에 또다시 서점을 연 것. 어떤 배짱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은 ‘유료 입장권’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할 수 있었을까?

[더피알=정지원] 두 개의 장면이 커다란 물음표와 함께 겹쳐질 때, 문득 츠타야 티사이트(TSUTAY T-SITE)가 처음 생겼을 즈음에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결국 어떤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고 싶은 것인가?’ 츠타야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가 티사이트를 만들며 ‘프리미엄 에이지(premium age)’, 즉 안목과 교양을 갖춘 여유 있는 중년층이 지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을 찾을 때 이곳에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브랜드는 브랜드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어떤 라이프스타일로 가치 있게 사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뭘 팔아도 새로워하지 않고, 뭘 론칭해도 시큰둥하기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며 브랜드들은 다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화두를 꺼내든다. 그런데 정말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한다는 것의 기본은 무엇일까?

라카구를 흡수한 아코메야를 결정한 배경엔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고객층에 대한 고민’이 전부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라카구 기준의 높은 객단가를 포기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이 모여들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 그 자리에서 아코메야 인 라카구를 새로 시작했다. 유통의 형식이 아니라 고객에 집중한 이 결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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