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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납 검출’에 같은 리콜 다른 대응, 왜?
‘텀블러 납 검출’에 같은 리콜 다른 대응, 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7.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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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쿠찌·다이소, 간단한 환불절차만 안내… 할리스커피는 A4 3장 분량 안내문 올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텀블러 표면에서 인체에 유해한 납 성분이 검출됐다. 제품 판매사들이 모두 자발적 리콜에 나섰는데, 간단한 환불절차만 안내한 업체들이 있는 반면 또다른 업체는 긴 안내문을 올렸다. 같은 이슈인데도 대응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텀블러 24개 제품 중 4개 제품 용기 외부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 파스쿠찌의 ‘하트 텀블러’와 할리스커피 ‘뉴 모던 진공 텀블러 레드’, 다이소 ‘S2019 봄봄 스텐 텀블러’, 엠제이씨 ‘리락쿠마 스텐 텀블러’가 그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텀블러 유해물질 안전성 실태조사 결과, 4종의 텀블러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의 텀블러 유해물질 안전성 실태조사 결과, 4종의 텀블러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다.

업체들은 텀블러의 표면 디자인을 선명하고 오래 유지하기 위해 납이 함유된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품과 접촉면이 아닌 텀블러 외부 표면에 대한 별도의 유해물질 기준은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선 찜찜할 수 있지만, 기업의 법적 책임은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다이소와 파스쿠찌는 원칙적인 대응에 나섰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환불안내 팝업창을 띄우고 리콜 이유와 환불 절차 위주로 간략히 설명한 것. 두 업체 모두 ‘해당 제품은 식품위생법상 문제없지만 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라 자발적으로 리콜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파스쿠찌(위)와 다이소의 텀블러 환불 안내. 두 업체 모두 ‘해당 제품은 식품위생법상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파스쿠찌(위)와 다이소의 텀블러 환불 안내 공지문.

다이소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리콜 절차와 함께 소비자원에 의한 리콜이라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파스쿠찌 관계자 역시 “소비자원의 문제제기에 따른 환불이란 점에서 관련 절차를 간결하게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자의든 타의든 리콜 행위 자체가 언론과 소비자의 주목을 많이 받는다는 점, 이슈 내용이 납 검출이란 민감도 높은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필요한 수준에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할리스커피의 대응방식은 달랐다. 무려 A4용지 3장 분량의 환불안내문을 올렸다. △환불 배경 및 진행 상황 △식품위생법 기준 충족 여부 △공인기관 시험성적서 결과 △향후 개선 방안을 자세히 언급했다.

할리스커피는 환불안내문을 통해 환불 배경 및 진행 상황, 향후 개선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할리스커피 환불안내문 일부. 환불 배경 및 진행 상황, 향후 개선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저희 제품을 믿고 구매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향후 조치를 투명하게 공개해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차이점에 대해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대응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이슈를 단순 제품 불량으로 봤는지, 혹은 환경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맥락, 그리고 납 검출이란 표현이 주는 불안감 등을 함께 고려했는지에 따라 메시지가 엇갈렸다는 것이다.

다이소의 경우 텀블러가 여러 판매 상품 중 하나에 불과해 일반적인 대응으로 충분했고 파스쿠찌는 최소한의 사실관계만 설명한 반면, 할리스커피는 음료와 텀블러의 연관성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이번 이슈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시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커피숍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했다. 커피프랜차이즈들은 최근 일회용품 줄이기의 일환으로 텀블러 사용시 커피값 할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텀플러 유해성 논란이 단순 상품 이슈를 넘어 브랜드 가치나 철학으로까지 불똥 튀지 않을까 염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송 대표는 “할리스커피는 이번 이슈를 상대적으로 엄중하게 보고 사건의 원인부터 개선안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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