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회사’ 전환 과정서 잇달아 체면 구겨
[더피알=강미혜 기자]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물류·유통기업에서 ‘기술기업’으로 전환을 꾀하는 과정에서 서버 다운 등 기술적 문제가 잇달아 발생해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
더욱이 이날은 쿠팡 측이 자사 택배기사인 쿠팡맨들을 위해 푸드트럭을 준비하는 이벤트를 홍보했는데 갑자기 날아든 ‘부정 이슈’로 긍정적 뉴스거리가 완전히 묻히는 상황이다.
24일 오전 9시를 전후해 쿠팡 사이트는 수시간째 모든 주문이 중단됐다. 상품을 클릭하고 구매버튼을 누르면 품절 알림과 함께 전 상품이 주문 불가능하다.
쿠팡 측도 “원인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어서 복구 때까지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쿠팡 서버가 다운된 ‘전적’을 들어 서버 문제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택배 노동자들이 동참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사전 조치’를 하다 문제가 터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추후 밝혀지겠지만, 자사를 ‘기술회사’로 정의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온 쿠팡 입장에선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쿠팡 측이 ‘건강한 기업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활동을 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지난 23일 전국 50여개 캠프의 쿠팡맨을 대상으로 푸드트럭을 준비해 식사를 제공하는 ‘치얼업데이(Cheer up Day)’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는데, 시스템 오류 때문에 노사간 ‘보기 좋은 그림’이 부각되지 못한 채 묻혀 버렸다.
쿠팡맨(택배기사) 처우 문제가 수년간 회사의 위기로 작용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쿠팡 측의 노력이 희석된 셈이다. ▷관련기사: 쿠팡맨으로 인한 ‘쿠팡 리스크’, 관리 안 하나 못 하나
물론, 다른 한편에서 해석하면 쿠팡의 시스템 오류에 엄청난 관심이 쏠린다는 것 자체가 쿠팡의 존재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쿠팡의 올 1분기 모바일 앱 월 이용자 수는 1100만명으로 다른 커머스업체를 크게 상회한다. 로켓배송 등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충성고객층이 높아진 결과 시장 입지를 빠르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