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모리즈’, 반도체 희망을 왜 어둡게 그려냈을까?
영화 ‘메모리즈’, 반도체 희망을 왜 어둡게 그려냈을까?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7.26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세 번째 단편영화
브랜드 색깔 뺀 브랜디드 콘텐츠, 삼성 뉴스룸이 ‘개봉 채널’
영화 '메모리즈'의 한 장면.
영화 '메모리즈'의 한 장면.

꿈을 현실처럼 기억하는 남자와 그의 꿈속에 보이는 한 여자.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밝은 미래를 이끌어 간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삼성전자표 세 번째 단편영화 ‘메모리즈’가 25일 공개됐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력으로 알려진 김종관 감독이 시나리오와 연출을, 배우 김무열과 안소희가 주연을 맡았다.

‘희망적 메시지’라는 시놉시스만 본다면 판타지를 입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상상하게 되지만, 실제 보고 나면 ‘이게 삼성에서 만들었다고?’ 반문할 정도로 여러 면에서 이채롭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기업 이야기를 뺀 기업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다. 지난해 고래먼지를 비롯해 릴루미노 등 ‘삼성전자 필모그래피(filmograph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내놓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번 ‘메모리즈’에서도 삼성전자의 흔적은 메모리 반도체뿐이다. 흔히 ‘사람의 뇌’에 비유되는 반도체를 메모리칩-기억-꿈으로 연결,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의 매개체로 등장한다. (심지어 삼성 로고도 없는 미래형 디자인이다)

단편영화 ‘메모리즈’에서 매개체로 등장하는 메모리반도체.
단편영화 ‘메모리즈’에서 매개체로 등장하는 메모리반도체.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최대한 브랜드를 덜어낸 것도 특징이지만, 일반적으로 짧고 흥미 있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요즘 트렌드와 다르게 30분 동안 진지하게 기억과 꿈을 이야기하는 러닝타임도 인상적이다. 

메모리즈를 기획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가 그리는 미래는 좀 진지하게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 판단했다”며 “회사의 이미지나 핵심 메시지와 벗어나지 않는다면 감독님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브랜드스럽지 않은’ 콘텐츠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적 완성도를 높인 건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다.

‘반도체, 미래,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서스펜스적 요소로 다크하게 풀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가 그 안에 담긴 기술이 주는 밝은 메시지를 오히려 강조한다”면서 밝은 소재를 밝게 표현했다면 오히려 뻔해졌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봉 채널’이 삼성전자 뉴스룸이 아니라면, 다소 난해한 이야기와 몽환적 분위기에 취해 SF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고 생각할 뿐 삼성이 제작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역시 ‘소셜미디어가 지닌 맥락과 콘텐츠가 고급스러움을 믹스’하려는 기획자의 의도라고.

 

메모리즈를 보고 났을 때(혹 끝까지 보지 못했더라도)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반도체를 떠올릴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광고를 대신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에 광고적 요소를 빼고 작품성을 택한 파격. 이 모든 것이 의도대로 되고 있다고 말하는 자신감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흐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