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프로듀스X 101’ 투표 조작 의혹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프로듀스X 101’ 투표 조작 의혹
  • 홍두기 기자 (tospirits@the-pr.co.kr)
  • 승인 2019.08.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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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참여 오디션’ 취지와 다른 결과에 시청자 반발
원데이터 요구하며 제작진 고소…방송 신뢰성 상실 지적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이슈 선정 이유

화제성이 필요한 방송은 팬덤을 원한다. 직접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된 팬덤은 방송가와 마케팅 분야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이 안티로 돌아서면 더 무서운 법. 스타를 육성하고 프로그램을 성장시킨 팬들이 투표 시스템에 의혹을 갖고 문제 제기에 나서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오점을 남겼다.

사건요약

지난달 19일 최종 멤버가 확정된 ‘프로듀스X 101’은 프로그램 종영 직후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투표 조작 의혹은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단순 의혹을 넘어서 구체적인 숫자의 조작 방식까지 제시됐다.

이에 엠넷은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면서도 번복은 없다는 공식입장을 24일 내놓았다. 팬들은 방송사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 투표 원본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상황

26일 엠넷은 두 번째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3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해당 프로그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진상규명위원회는 1일 제작진과 일부 소속사 관계자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주목할 키워드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자 참여, 화제성과 신뢰성, 팬덤

전문가

홍경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前 KBS PD), 김헌식 영상 프로덕션 감독, 하재근 문화평론가

코멘트

홍경수 교수: 방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던져진 사례다.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큰 비즈니스로 성장하며, 방송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이 수익만 쫓는 도구가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비즈니스적인 문제와 더불어 제작자들은 연출 과정에서 돋보이는 출연자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고 제작 과정이 투명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자들의 교차 검증을 통해 연출자의 주관이 드러나기도 한다.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시스템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참여해서 스타를 뽑는 대의 민주주의라는 장치를 엔터테인먼트에 적용한 것인데, ‘프로듀스X 101’의 경우 오히려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이에 신뢰를 회복하려면, 일단 원데이터를 대중에 공개하고 이 가운데서 문제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김헌식 감독: 1차적으로 방송 윤리를 지키지 않은 사건이다. 방송사의 책임이 있는데도 만에 하나 때문에 부정하고 있다.

제작진은 팬들이 좋아하는 연습생과 마스크가 좋은 연습생을 사전에 정해서 방송한 잘못이 있다. 그렇기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청률을 높이려던 게 사실이고 예전과 달리 시청자들도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빨리 사과해야 한다. 

하재근 평론가: 조작이 있었다면 관련자를 처벌하고 피해를 입은 시청자와 팬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피해 규모가 소액이라 소송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사람을 속이면 지금처럼 (신뢰가 어긋나면서) 시너지가 만들어지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투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해결되는 건 어렵고, 오랜 시간 지켜봐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기는 그만큼 어렵기에 계속해서 진실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방법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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