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난방송, UHD로 ‘사각지대’ 사라지나
지상파 재난방송, UHD로 ‘사각지대’ 사라지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8.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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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경보 상용화 시동, TV 외 옥외광고·버스 스크린서 상황 전파
“지금보다 훨씬 빠른 정보 전달 가능”…개인 스마트폰 연동 구현이 관건
지난 4월 5일 KBS 뉴스특보에서 강원도 산불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해당 방송 화면 캡처.
지난 4월 5일 KBS 뉴스특보에서 강원도 산불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해당 방송 화면 캡처.

[더피알=박형재 기자] 폭염, 태풍, 화재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상적 재난’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상파가 UHD 방송망을 통한 재난 경보 시스템 상용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기존 송신탑의 TV 수신 한계를 벗는 차세대 방책이다. 

이렇게 되면 재난 발생시 옥외광고와 대중교통 디스플레이 등으로 전파되고, 통신망 두절 지역에서도 수신 가능해 정보 사각지대가 줄어들 전망이지만, 진짜 실효를 거두기 위한 관건은 스마트폰 연동 구현에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상파 UHD 재난경보 서비스’ 시연회를 다음달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은 재난 상황을 가정한 뒤 UHD수신기가 부착된 옥외광고 전광판, 버스 광고판 등을 통해 재난 중계방송과 대피방법 등을 눈으로 보여준다.

UHD 재난경보는 방송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이동통신사 재난안전문자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 

텍스트 분량 제한이 없어 재난 발생 위치와 시각, 대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방송 편성과 무관하게 ‘재난 경보 신호’를 즉각적으로 송출하며, 경북 포항 지진처럼 통신망이 끊긴 지역에서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관련기사: 긴급재난문자, ‘양치기 소년’ 취급받을라

정부는 올 하반기에 빌딩과 옥상 전광판 등에 재난방송이 송출되도록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점차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디스플레이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재난 시 피해지역에 통신량이 급증해 상황 전파가 늦어지거나, 기지국이 무너져 통신이 마비되는 경우들이 있어 방송 신호를 활용해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지상파 UHD 재난경보서비스 로드맵.
과기정통부의 지상파 UHD 재난경보서비스 로드맵.

지상파 입장에서도 UHD 재난경보 서비스는 의미 있는 변화다. 매번 ‘늑장 재난 방송’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 이에 대한 개선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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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4월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지상파 뉴스는 산불 발생 4시간 뒤에야 본격적인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뉴스 내용도 꼭 필요한 대피 방법이나 구조 진행 과정을 알리기보단 산불 규모나 피해상황 중계에 치중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는 총 3단계로 이뤄진 지상파 재난방송 중 1~2단계를 방송사 자율에 맡기는 시스템에 기인한다.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전면 재난 특보로 전환하는 3단계는 강제성을 띄지만, 그 전까진 화면 하단에 자막과 스크롤을 넣으면 돼 방송 중단 시점을 고민하다 대응이 늦어지는 것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UHD 방식은 정규 방송 편성과 무관하게 재난 경보를 자동 송출하는 방식이라 지금보다 훨씬 빠른 정보 전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UHD 재난 방송을 옥외광고판이 아닌 개인 휴대폰으로 받아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재난 지역에서도 방송을 보며 주변 상황과 대피로를 파악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UHD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모바일용 저전력 ATSC 3.0 칩셋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UHD방송을 위해 개별 휴대폰마다 수신칩과 함께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해야 해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휴대폰 크기와 발열, 배터리 성능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방통위에서 현재 4K UHD방송만 송신 가능한 규제를 모바일에서도 가능하도록 완화해주는 절차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과기부에서도 우선 공공미디어 성격의 디스플레이에만 UHD재난방송을 송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따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 “휴대폰을 최대한 컴펙트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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