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6 13:16 (월)
옛날 방송이 유튜브와 만나 부활하고 있다
옛날 방송이 유튜브와 만나 부활하고 있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8.23 09: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성한 DB 기반 방송사들의 콘텐츠 재활용법
옛 콘텐츠 업로드 혹은 화제성 따라 재가공
사용자 니즈 반영해 2차 콘텐츠 생산도

[더피알=조성미 기자] 모두가 유튜브를 하는 시대, 방송사 역시 유튜브 채널 운영에 열심이다. TV 앞을 떠난 젊은 시청자를 잡기 위한 디지털용 콘텐츠는 물론, TV 프로그램을 재가공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등 콘텐츠 변주를 새롭게 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앞서 유튜브 광고수익 배분 정책에 반발하며 스마트미디어렙(SMR)을 통해 국내 포털에 자사 콘텐츠를 독점공급해왔다. 하지만 유튜브 이용자가 세대를 넘어서 급증하고 체류시간도 늘어나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자 방송사들도 빨간버튼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가장 크게 주목되는 흐름은 기존 콘텐츠의 ‘재방송’ 채널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Z세대의 시청행태 분석이 깔려 있다. Z세대에게는 ‘본방송’이라는 개념이 없다. TV 프로그램과 디지털 콘텐츠의 구분이 무의미하고 그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과거 잘 만들어둔 프로그램을 현재형 콘텐츠로 가공, 확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뉴스·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생산, 양질의 자산을 확보한 지상파의 경쟁력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유튜브 특성과 잘 맞아떨어졌다. 현 시점에 맞는 화제성만 잘 입히면 퀄리티 높은 콘텐츠들이 디지털 안에서 부활하는 구조다.  

지난 6월 화제의 중심에 선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 이강인 선수 덕에 KBS의 ‘날아라 슛돌이’ 콘텐츠가 다시 회자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KBS 측은 “보고싶어도 볼 수 없는 영상들을 시청자에게 공개함으로써 시니어층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고, 젊은층에게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볼거리들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른 방송사들도 마찬가지. ‘MBC 클래식’ ‘SBS 캐치’ 등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며 과거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 중이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유튜브의 주 이용자인 젊은층을 대상으로 지금과는 다른 옛 것들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며 “창고에 쌓여있던 구작들이 유튜브를 통해 다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옛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과 더불어 현 시점에서 재해석 하는 사례도 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MBC의 디지털 뉴스 일사에프(14F)는 지금 패션과 닮은 90년대의 20대 패션을 조명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젊은 이들의 스타일을 짚은 뉴스데스크와 신세대 차림새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기성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토크 프로그램 등 여러 보유 영상을 재가공해서 뉴스를 만들었다.

일사에프를 운영하는 MBC 디지털뉴스혁신팀 관계자는 “20대를 타깃으로 그들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90년대와 맞닿아있는 지점이 많이 눈에 띈다”며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활용하는 것이 현재의 레트로 트렌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팔도비빔면을 괄도네넴띤으로 표현하는 언어유희를 보고 90년대 PC통신 언어를 얘기하고, 5G 시대를 맞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낯선 휴대폰 변천사를 정리하기도 한다.

MBC 관계자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자생한) 일반 크리에이터들과 다르게 다양한 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방송사 모바일 채널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90년대를 기억하는 이와 타깃이 되는 이들이 함께 현재에도 ‘먹히는’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국내 언론들의 유튜브 중간 성적표

유튜브 속 과거 콘텐츠의 부활은 뉴트로 열풍과도 닿아 있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콘텐츠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Z세대가 자기 방식대로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예로 야인시대 김영철의 유행어 ‘사딸라’가 있다.

야인시대 방영 당시(2002~2003)엔 태어나지도 않은 Z세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에서 김영철의 사딸라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유튜브 덕분이다. 해당 드라마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져 하나의 밈(meme)으로 유행, 광고 등의 콘텐츠로 재생산됐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SBS는 유튜브 채널 캐치에 ‘다시보는 야인시대’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원본 영상을 확보하고 있기에 고화질 영상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덕분에 ‘김두한 액션 명장면.zip’의 경우 업로드 두 달이 채 안돼 9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사의 유튜브용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치열한 또하나의 분야가 바로 케이팝이다. 예전에 방영된 가요순위 프로그램 등을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거나 한 가수의 노래 혹은 가요대상 수상곡 등을 모아 정주행 할 수 있게 한다. 

KBS의 경우 ‘Again 가요톱10’이라는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며 옛 가요 콘텐츠에 목마른 기성세대의 니즈를 채우고 있다. SBS는 ‘KPOP CLASSIC’을 통해 과거 케이팝과 스타들을 조망한다.

아울러 ‘SBS KPOP PLAY’ 채널을 통해 글로벌 팬들과도 호흡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 자막을 기본으로 하는데, 일주일 만에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콘텐츠도 나올 만큼 폭발적인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방송사들이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이용자들의 의사 때문이다. 기존 방송 프로그램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만 화제를 일으키기 쉽다.

실제 야인시대 명장면의 경우 Z세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화제성을 일으키자 방송사도 가세한 케이스다. 케이팝 콘텐츠 역시 교차편집, 직캠 등 팬들이 2차 가공하던 편집방식을 적용하는 형태로 다변화 되고 있다.

유튜브 속에서 방송사들의 과거 콘텐츠 다시보기가 활발해짐에 따라 KBS는 옛날티비라는 채널을 개설하고 옛 방송 콘텐츠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산가족 찾기와 같이 자료화면으로 접하던 방송을 비롯해 시청자들이 기증한 영상을 디지털로 복원, 유튜브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방송사 역시 과거에는 자료 보관에 대한 개념이 약해 1970~80년대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빈번한 테잎 재사용으로 첫회와 마지막회만 보관 중인 것들이 많아 시간이 흘러 더 힘들어지기 전에 시청자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BS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구작을 소생하는 것과 더불어 현재 온에어 콘텐츠를 요약본으로 업로드해 홍보 채널로 삼고 있다”며 “디지털 스튜디오를 통한 유튜브 콘텐츠 생산을 비롯해 새로운 플랫폼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동준 2019-09-13 10:29:07
요즘 1박2일 시즌1 정주행 중인데 너무너무 재밌어요. 다 보고 무한도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