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누가 사요” 했던 김하성 티셔츠, 어떻게 30분 만에 완판?
“이거 누가 사요” 했던 김하성 티셔츠, 어떻게 30분 만에 완판?
  • 홍두기 기자 (tospirits@the-pr.co.kr)
  • 승인 2019.08.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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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선수가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로 새바람
선수 콜라보레이션 전략 및 유튜브 사전홍보 주효
키움히어로즈는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든 플레이어 티셔츠를 출시했다. 좌측부터 김하성, 김상수(중앙 하단), 박병호 선수의 티셔츠.
키움히어로즈는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든 플레이어 티셔츠를 출시했다. 좌측부터 김하성, 김상수(중앙 하단), 박병호 선수의 티셔츠.

[더피알=홍두기 기자] 최근 키움히어로즈가 플레이어 티셔츠를 출시했다. 디자인은 다소 엉성해 보이지만 30분 만에 김하성 플레이어 티셔츠가 완판될 정도로 핫하다. 이제 스포츠마케팅도 구단이 아닌 선수들이 직접 나서는 시대가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만5000원짜리 티셔츠 치고는 디자인이 평범하다. 김하성 플레이어 티셔츠는 중앙에 선수 등번호 ‘7’이 큼직하게 박혀 있고, 별 7개가 그 주변을 감싼다. 선수의 별명 ‘KING H.S.‘가 왕관 모양과 함께 위에 얹혀진 게 전부다.

제 가격을 주고 살 사람이 있을까 걱정도 잠시, 출시 30분만에 다 팔렸다고 한다. 김하성 선수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입소문을 탔다.

2시간 뒤 박병호 플레이어 티셔츠도 상품 목록 창에서 사라졌다. 출시 당일 2시간 만에 3종 티셔츠 중 2종류가 전부 팔린 것. 김상수 플레이어 티셔츠도 이번주 중으로 완판될 것 같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플레이어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선수와 팬이 티셔츠 제작에 공동참여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입었다.

그동안 선수 개성을 살린 굿즈 마케팅은 다양하게 이뤄졌지만, 선수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건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드문 케이스다. 키움히어로즈 소속 김상수·김하성·박병호는 원단과 컬러를 정하고 입혀 넣을 문양과 글씨도 직접 디자인했다. 팬들은 티셔츠 뒷면에 들어갈 마킹명 아이디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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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동영상으로 선(先)홍보했다.

출시 한 달 전인 7월 10일, 구단은 선수들의 제작 참여 영상을 유튜브 공식 채널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선수들의 경기장 밖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디자인에 참여한 세 선수는 각자의 티셔츠를 신중하게 디자인하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다. 색상 배합도 구체적으로 정해보지만, 생전 처음해보는 디자인은 선수들끼리는 물론 MC와 제작진까지 말을 잃게 만든다. 선수가 디자인한 그대로 만든다는 제작진 말에 김하성이 "그럼 이거 누가 사요"라고 탄식하는 장면은 그라운드 밖 선수들의 발랄한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섣불리 펜을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들 모습과 말도 안 되는 디자인 발전 과정이 팬들에게는 재미로 다가서며 조회수를 올렸다. 댓글을 통해 추가 콘텐츠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넘쳐났다.

셋째, 제품 출시 직전 선수들이 B컷 영상으로 홍보에 나서 굿즈 관심도를 높였다.

상품 출시 이틀 전인 8월 11일, 유튜브 키움히어로즈 채널에는 또다른 영상이 올라왔다. 이번엔 선수들이 본인이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직접 홍보한다. 1분이 안 되는 이 영상은 짧은 소개와 구매 독려 멘트가 전부이지만 팬들에게 다시 한번 굿즈 구매를 어필한다.

이 영상을 접한 팬들은 ‘야구장에 당당히 입고 오겠다’, ‘다른 선수 티셔츠도 궁금하다’, ‘꼭 사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내비쳤다. 선수들이 직접 만들고 홍보하는 영상은 팬들에게 재미난 볼거리가 됐다. 야구만 하던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자 팬들은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선수들 반응은 어떨까? 

제작에 참여한 선수들은 디자인 초안을 만든 뒤에도 팬들을 위해 수정을 거듭했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선수들이 제작 기간 내내 의견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김상수 선수가 경기 없는 날에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티셔츠가 다 안 팔릴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즐기면서 제작하니 좋은 성과가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건 구단 홍보팀의 노림수였다.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은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두 홍보팀에서 전담하고 있다. 플레이어 티셔츠는 선수와 팬, 구단 직원 모두가 동참해 좋은 성과를 끌어냈다. 

키움히어로즈 측은 “앞으로도 선수와 팬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여 만든 특별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거 스포츠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단방향으로 제품을 판매하던 스포츠 마케팅이 이제는 소통을 더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키움히어로즈가 프로 스포츠 구단이 자생하는 방법 한 가지를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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