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현대·기아차도 ‘매니저’로 바꿨다
보수적인 현대·기아차도 ‘매니저’로 바꿨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9.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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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호칭 등 인사제도 대대적 손질
“의사결정 속도·업무효율성 증진 위해”
현대·기아자동차가 9월부터 부장 이하 직원 호칭을 개편해 책임매니저, 매니저로 이원화했다. 현대차그룹 본사 모습. 뉴시스
현대·기아자동차가 9월부터 부장 이하 직원 호칭을 개편해 책임매니저, 매니저로 이원화했다. 현대차그룹 본사 모습.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9월부터 새로운 인사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직급과 호칭, 평가 등 인사 전반에 걸쳐 큰 폭의 변화가 이뤄졌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직급 단순화다. 기존 6단계 역할을 4단계로 조정해 4·5급 사원→G1, 대리→G2, 과장→G3, 차·부장→G4로 바꿨다.

호칭은 더욱더 심플해졌다. 사원~대리까지는 ‘매니저’로, 과장~부장은 ‘책임매니저’로 통칭한다. 다만 팀장과 파트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임원 인사제도도 개편한 바 있다. 기존 이사대우, 이사, 상무를 ‘상무’로 통합해 사장 이하 6단계 직급을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시켰는데 이번엔 직원 체계까지 손질한 것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라 개편을 추진했다”며 “연공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인 위계구조가 개선돼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자 직원 평가방식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평가가 아닌 직원육성 관점의 성과관리를 하고 상호협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과정에서 동료간 업무역량에 대해 코멘트할 수 있는 제도 등을 신설했다.

승진연차는 과감히 폐지했다. 기존엔 사원·대리는 4년의 승진연차, 과·차장은 일정 수준의 승진포인트가 필요했는데, 이를 없앰으로써 역량과 성과가 탁월한 사람이라면 빠른 승진이 가능하도록 조정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최근 2~3년새 재계에 불고 있는 기업문화 혁신 바람과 닿아 있다.

이미 삼성과 SK, LG를 비롯한 다수 기업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제를 단순화하고, 위계적 구조를 반영하는 호칭도 ‘님’, ‘프로’, 영어 이름 등으로 통일하거나 간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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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잦은 부서의 경우 업무 처리 과정에서 직제 변화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직원들의 사기 진작 면에서 직제별 승진 폭이 좁은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과거로 ‘회귀’한 케이스도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 조직문화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시도가 어떻게 안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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