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유니클로와 이상한 언론보도
‘미운털’ 유니클로와 이상한 언론보도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9.04 11:3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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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반일감정 타고 몽니성 기사 범람
정치논리로 경제정책 재단한 일본 정부와 같은 우 범해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내 유니클로 매장 앞에 9월 15일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일부에서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하락을 폐점의 이유로 보고 있으나 유니클로 측은 이마트의 리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내 유니클로 매장 앞에 9월 15일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일부에서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하락을 폐점의 이유로 보고 있으나 유니클로 측은 이마트의 리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최대 피해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유니클로다. 본사 임원의 말 한마디로 ‘노재팬(No Japan)’ 타깃이 된 유니클로는 한국 내 매출은 물론 기업이미지 측면에서도 손 쓰기 힘들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한일관계가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유니클로를 향한 우리 국민의 반감은 여전히 깊다. 그런데 반일 분위기를 타고 아전인수격 언론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팩트에 기반한 기사를 내놓기보다 공분을 이용해 ‘미운 놈 매 하나 더 얹는’ 식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日불매 표적된 유니클로

대표적 유형이 유니클로 매장 폐점 소식이다. 종로3가점을 비롯해 AK플라자 구로점, 이마트 월계점, 롯데마트 구로점 등이 영업을 종료했거나 할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많은 언론이 관련 내용을 불매여론과 연결짓고 있다.

유니클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고려하면 언론의 이같은 해석도 전혀 무리는 아니나, 근거가 너무 ‘뇌피셜’에 가깝다.

유니클로와 같은 다국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직영 매장 개·폐점은 한두 달 안에 뚝딱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매출규모와 고객유입량, 임대비용 등 시장성을 면밀히 따져본 뒤 유불리를 판단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더욱이 유니클로 측 설명에 따르면 폐점하는 매장 중에선 입점 몰(mall)이 아예 문을 닫거나 오히려 확장 리뉴얼을 위해 한시적으로 접는 경우도 있다.  

이런 기본적 내용을 모르지 않을 언론들의 상당수가 ‘유니클로 폐점=불매운동 영향’이란 프레임으로 접근하며 국민반감을 카타르시스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언론의 바람(?)과 달리 불매운동 전후 매장수를 비교해 보면 아직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유니클로는 폐·개점을 반복해 왔다. 2017년 폐점 6개·개점 9개, 2018년 폐점 5개·개점 10개, 2019년 9월 기준 폐점 8개·개점 8개(각각 예정 포함)로 집계됐다. 국내 매장수도 187개로 지난해(186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정확한 데이터나 합리적 추론 없이 단편적 현상만을 보고 유니클로의 ‘몰락’을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적법하게 처리되는 고객정보를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 언론은 ‘단독’을 달고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가 한국 고객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롯데정보통신에서 일본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으로 넘긴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외부에 위탁 운영해온 개인정보 시스템을 본사로 통합시킨다는 사측 설명을 반영하면서도 한국 내 불매운동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본사가 한국 고객의 개인정보를 가져간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당장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불법적 개인정보 반출’로 인식한 이용자들의 분노와 반감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유니클로가 남몰래 개인정보 이관 작업을 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크다. 하지만 유니클로 측은 고객 동의 하에 “서비스 향상을 위한 고객별 구매성향 분석, 맞춤형 서비스, 할인쿠폰 등 혜택 제공, 어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운영 및 관리”의 목적으로 제3자(패스트리테일링)에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고객 DB 통합 및 관리는 글로벌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 대부분이 하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짜고 개개인별 맞춤형 광고와 상품 추천을 실행한다. ‘21세기 원유’가 데이터라고 일컬어지는 상황에서 확보한 원유를 재가공하기 위해 고민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도 해외 고객 개인정보의 통합 활용이나 국외 이전을 당연시하고 있다.

일부 언론 논리대로라면 해외에서도 유사시 우리 기업의 DB 활용을 문제 삼아도 할 말이 없게 되는 셈이다. 

한일 양국간 갈등 상황에서 유니클로 측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 미흡한 이슈대응이 한국 내 ‘안티 정서’를 키웠다는 건 명확한 사실이다. 그로 인해 들끓은 불매여론과 언론의 뾰족한 비판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비판에는 반드시 근거가 따라야 한다. 출렁이는 여론 속에서도 최대한 중립적·객관적 시각을 견지해야 하는 언론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허술한 비판기사는 몽니성 ‘비난기사’로 비칠 수 있다.

시장에 맡겨야 할 경제정책을 정치논리와 결부시킨 것이 일본 정부다. 그 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국 언론이 일본 불매운동에 있어선 똑같은 시각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일본이 밉다고 언론의 격까지 떨어뜨릴 필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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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긴개긴 2019-09-05 18:17:14
유니클로는 당해도 싸지만 사실 이런 어거지 기사가 얼마나 많나? 그래서 홍보 때려치웠다. 수준 낮은 기자들 상대 안하니 살 것 같다. 니들이 고생이 많다

송명헌 2019-09-04 22:14:29
매출이 절반이상이 날아가는대 글로벌 유통업체라 한두달만에 결정될 사항이아니라니... 경제를 모르시는 분인가봐요...

blessulord 2019-09-04 19:35:40
일본 신문이니??
기레기는 좀 적당히 해라-_-

나그네 2019-09-04 17:32:24
지나가다 댓글보고 한마디 거든다. 기레기도 싫지만 시각이나 의견이 다르면 공격하고 보는 노티즌도 짜증난다. 국익이 뭔지 생각하고 얘기했으면

장재혁 2019-09-04 16:38:58
기사를 쓰시는 기자분도 프레임을 가지고 접근해서 기사를 쓰고 있네요. 신문사도 아니고 the pr이라는 매체?
돈받고 기사를 실어주는 곳인가요? 현재 불리한 부분을 이렇게라도 해야하는 절실함이 있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