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배틀장’ 된 실검, 포털은 손 안 대나?
‘세력 배틀장’ 된 실검, 포털은 손 안 대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9.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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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체·사안 따라 재연 가능성…여론조작 vs 표현의자유
실시간 검색어 관련 항의차 네이버를 찾아 한성숙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뉴시스
실시간 검색어 관련 항의차 네이버를 찾아 한성숙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뉴시스

[더피알=조성미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를 둘러싼 ‘실검전’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조국 후보자를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가 문구만 바뀐 채 매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진영 사람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앞서 5일엔 ‘황교안자녀장관상’과 ‘조국임명검찰개혁’이 포털 실검창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관련 기사: [Pick&Talk] 조국 향한 실검 캠페인

실검전이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특정한 집단이 특수한 목적 아래 공론장을 유용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참에 네이버와 다음 등 양대 포털이 실시간검색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시간 검색어(네이버 ‘급상승 검색어’와 다음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통칭)는 절대 검색량을 반영한 것은 아니고 단위 시간동안 검색 상승량을 기준으로 한다. 네이버 측은 “급상승 검색어는 당초 수많은 아젠다 가운데 관심 받지 못하는 것을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검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척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실검을 이용한 어뷰징(비슷한 내용 반복 전송) 등 부작용이 만만찮고, 최근엔 마케팅 트렌드로까지 여겨지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자꾸 뜨는 ‘실검 마케팅’, 득과 실은?

특히 조국 후보자 사례처럼 실검으로 메시지를 전파하는 시도가 잦아진다면, 선거 기간이나 정치적 이슈 상황에서 ‘선전도구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타난다. 그러나 포털 측은 실검 매커니즘을 당장 손 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급상승 검색어에 대해 임의적으로 서비스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시켰다. 실제로 포털 회사들은 검색어 알고리즘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공개 시 조작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카카오 측은 “관련 상황에 대해 유의 깊게 바라보고 내부에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한쪽을 손대면 다른 한쪽에 문제가 생기는 풍선효과처럼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기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의중이 읽힌다.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실검은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 그 자체다. 현상도 사람들의 알 권리다.”

내년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총선이 예정돼 있다. 검색어를 통한 선거전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위한 포털 측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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