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평행선 ③] 경쟁PT
[갑과 을의 평행선 ③] 경쟁PT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9.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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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업체 제안서 믹스하기도…구매팀 관여 예산 간섭↑

“구구절절 공감하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혹시 피해사례 인터뷰 안 하시나요? 한 3건 정도는 있는 것 같네요.”

관행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업계 갑질 관련 기사 아래 달린 댓글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을들’의 성토 속에서 할 말 있는 ‘갑들’의 불만도 청취했다. 현황을 파악해 보니 10년 전,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옛날 뉴스’다.

①제안요청서 - 지식투자 vs 희망갑질
②제안서- 돌려막기 vs 종이낭비
③경쟁PT - 리젝션피 vs 매몰비용
④계약전후 - 후려치기 vs 단가기준
⑤실행과정 - 예산만큼 vs 내일처럼

[더피알=강미혜 기자] “떨어진 업체 아이디어를 가져가는 경우요? 너무 흔해요.” 사실상 이번 기획의 단초가 된 비딩(bidding) 문제 관련 ㄴ대표의 말이다.

경쟁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탈락한 업체에 리젝션 피(Rejection Fee·탈락보상금)가 지급되기는커녕 제안서 내용을 클라이언트에 귀속한다는 단서가 심심찮게 붙는다. 대가 없이 아이디어 헌납을 요구하는 나쁜 관행은 공공이나 민간이나 별 차이가 없다.

E에이전시에 재직하는 ㅈ팀장은 “경쟁 PT에서 떨어지는 순간 그간의 모든 노력이 매몰비용이 돼버린다. 그런데도 우리가 쓴 제안서까지 우리 맘대로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하다. 어떻게든 계약으로 엮어보려는 업체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저희 회사가 최종 업체로 선정되고 나서 미팅을 갔는데 떨어진 업체 제안서를 주더라고요. 이런 아이디어가 좋으니 참고해서 디밸럽해보라고요. 까라면 까야 하기에 어느 정도 반영은 했습니다만, 양심상 찔리고 언제고 우리도 이런 취급 받겠구나 싶어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사실 클라이언트들도 무형의 가치에 대한 인정, 리젝션 피 필요성 등에는 동감하는 분위기다. 드물게는 리젝션 피를 지급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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