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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기사 안 할거면 보도자료 보내지 말라니…이 기자 실화?
유가기사 안 할거면 보도자료 보내지 말라니…이 기자 실화?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9.23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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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뉴스제휴 앞세워 기사 거래 제안한 이메일 뒷말
“무가기사 취급 안해”…사측, “프리랜서 기자 개인 일탈”
지난해 ‘기자 ID’ 판매 매체 중 하나, 포털 측 “제재 물증 없어”

[더피알=강미혜 기자] 보도자료 송부와 관련해 기자가 홍보담당자에 보낸 이메일 한 통이 뒷말을 낳고 있다.

유가(비용을 지불하고 싣는 기사) 의향이 없으면 보도자료를 보내지 말라는 황당한 내용 때문이다. 내용도 상식적이지 않은데다 다소 공격적인 화법에 ‘이 메일 진짜 실화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메일은 23일 캡처본이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알려졌다.

기자가 홍보담당자에 유가기사를 제안하는 이메일 내용.

자신을 4개 전문매체를 보유한 미디어그룹사 소속으로 소개한 기자는 첫머리에 “같은 내용의 메일을 수차례 보내게 만드는군요. 저희는 귀사의 무가기사 취급하지 않습니다”며 “아래 거래 조건을 참고하세요. 무조건 자료만 뿌리지마시고요”라고 적었다.

이어 기사송출에 앞서 광고마케팅 협찬 제안을 한다며 “(4개 매체 중) 특히 OOO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노출돼 고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언론 온라인 마케팅 방향으로도 일반 구독자들이 언론사가 직접 송출한 기사에 대해 신뢰도가 높은 편입니다”고 덧붙였다.

또 말미에는 “만일 저희 제안을 받아드릴 마음이 없으면 이후 보도자료 거절하겠습니다. 소모적인 자료 릴리즈 업무에 방해됩니다”는 도전적인(?) 내용을 붉은 글씨로 언급했다.

보도자료는 글자 그대로 ‘보도’를 위한 ‘자료’로서 기업이나 기관에서 언론사 기자에 보내는 것인데, 기자가 보도자료 배포의 전제조건으로 유가기사를 역으로 제안하는 황당한 모습이다.

취재 결과 이 메일은 프리랜서 기자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매체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지방쪽은 인원이 없어 객원기자(프리랜서)를 쓰곤 하는데, 그중 한 사람이 지난 여름 보낸 것”이라며 “이미 퇴사한 사람이라 우리도 접촉이 안돼 어렵게 통화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상대(홍보담당)와 메일을 여러 차례 주고받던 중 감정이 격해져서 그렇게 보낸 것 같다”며 “오늘 편집국 오전회의 중에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본사 차원에서 알지 못했던 부분이라 우리도 놀랐다”며 전직 프리랜서의 개인적 일탈일 뿐 회사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일상에 언급된 4개 매체도 현재는 소유권이 이전돼 별도 법인이라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해당 매체는 지난해 ‘기자 ID 판매’ 문제로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연 350만~400만원 정도 비용을 받고 ‘객원기자 ID’를 판매, 이를 구입한 업체가 홍보성 기사를 직접 올려 포털에 송출하는 식이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포털제휴매체로서 ‘기사 장사’에 나서는 정황이 포착돼 개인 일탈이라 선 긋는 사측의 해명이 다소 군색해졌다. ▷관련기사: 돈만 주면 ‘객원기자 ID’까지…도 넘는 포털 뉴스장사

동시에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 심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제평위는 ‘기사로 위장한 광고 전송’이나 ‘포털 전송 기사를 매개로 하는 부당한 이익추구’ 등을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적발시 재평가를 통해 제재를 결정하는데 여전히 문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제평위 관계자는 “저희가 수사기관이 아니지 않느냐. (1년 전) 당시에도 (기자 ID 판매 등에 관한) 언론보도는 있었지만 물적증거가 없었다”며 “포털 규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정확한 근거가 확보돼야 재평가를 하든 계약해지를 하든 할 수 있는데 정황만으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이메일과 관련해서도 “(해당 내용만으론) 계약해지나 제재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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