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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도 ‘인스타워시’하러 간다
난 오늘도 ‘인스타워시’하러 간다
  • 백은세 pwlemon1110@naver.com
  • 승인 2019.09.30 13: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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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s 눈] SNS 트렌드 따라 인증샷 문화 정착
마케팅 활동 더해지며 피로감 상승 지적도

[더피알 대학생 기자=백은세]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음식이 서빙되고 나면 3초간의 정적이 흐른다. 제일 먼저 손에 집는 것은 수저가 아닌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진 뒤 이야기를 다시 이어 나간다. 처음에는 이런 절차가 새롭고 특별한 일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식사 과정의 일부처럼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이 같은 ‘인증샷 문화’가 SNS 트렌드 변화에 따라 더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오래전부터 SNS를 주로 사용해오던 20대들만 해도 텍스트 중심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사진, 동영상 중심의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변화했다.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도 다채로워졌다. 자신의 계정, 타임라인에 업로드하는 것과 더불어 인스타그램의 경우 라이브 방송, 24시간 뒤에 콘텐츠가 자동으로 삭제되는 스토리 기능 등이 추가되며 각자 스타일에 따라 부담 없이 선택해 사용한다.

이러한 모습을 이용해 인스타워시한 제품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계정에 올릴 수 있게 유도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스타워시(instaworthy)란 대표적인 SNS 채널인 Instagram과 ‘~할 만한, ~에 어울리는’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 worthy의 합성어다. 즉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가치가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칭한다.

인스타워시한 아이템의 대명사는 바로 스트리트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의 벽돌이다. 2016 가을겨울(F/W) 시즌에 슈프림 로고를 새긴 실제 벽돌을 30달러에 출시했고 단 몇 초 만에 완판됐다. 해시태그 #supremebrick으로 슈프림 벽돌을 활용한 재미있는 사진들이 1000건 이상 업로드됐으며 리셀가는 100만원대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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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구찌 지우개, 이번 시즌에 판매될 생로랑 콘돔 등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 기상천외한 한정판 아이템들을 출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자판기카페를 단 게시물.
인스타그램에서 #자판기카페로 검색된 게시물.

국내에서는 인스타워시라는 키워드가 ‘장소’로 연결된 사례가 많다. 예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해 예쁜 포토스팟을 마련해 둔 카페, 전시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한 포토스팟을 담은 ‘#자판기카페’ ‘#나홀로나무’ 같은 해시태그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으며, 전시회 추천 콘텐츠를 통해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들이 매월 소개되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용도를 넘어서 인스타워시한 콘텐츠들을 소비하며 능동적으로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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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인스타워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대학생 곽연주(21) 씨는 “유저들이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은 ‘그 장소에 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과시하는 행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인스타워시와 관련해선 “기업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 활동이 급속도로 부상하고 있다”며 “SNS의 일차적 기능인 소통보다 광고가 더 많아진다면 유저들이 싫증을 느끼고 이탈할 것”이라며 지적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개인이 일상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게 됐지만 다른 한편에선 ‘유머, 감성, 브랜드가치’로 구성된 인스타워시에 치중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늘어나며 SNS의 본질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SNS도 시대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일시적 유행일 수도 있고 이용행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콘텐츠 피로감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찾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관심을 끌 수 있는 인스타워시 콘텐츠가 유저들을 지나치게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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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지 2019-10-01 17:28:27
너무 좋은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