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광고, 말을 꼭 그렇게 했어야 하나요?
코란도 광고, 말을 꼭 그렇게 했어야 하나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10.02 1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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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리폿] 차 광고 속 운전하는 남편, 구박하는 아내
성역할 고정관념은 남녀 불문하고 타파해야

 

오빠,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해.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해, 옷 관리는 스타일러가 해.

우리 오빤~ 운전 말고 하는 게 뭘까?

[더피알=조성미 기자] 자동차 광고의 도발(?)이다. 기술 발전으로 가사노동이 편리해진 것처럼 운전 역시 자율주행시스템으로 더욱 쉬워졌음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이다.

달라진 요즘 신세대 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았다고 하지만, 워딩만 본다면 충분히 도발적으로 느껴진다. 똑똑해진 가전 덕분에 가사노동이 줄었는데 운전만큼은 남성의 역할이라고 한정 짓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 ‘그럼 아내가 하는 건 뭐냐?’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이 같은 광고 스토리는 광고모델인 소이현·인교진 부부가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흡사하다. 철없지만 애정이 흘러넘치는 사랑꾼 남편과 그런 남편을 큰아들을 키우듯 챙기는 아내 모습을 담았다.

예능 속 캐릭터를 이해하고 광고를 본다면 로봇청소기가 돌아가는 와중에 누워서 핫도그를 먹는 모습이나, ‘운전 말고 하는 게 뭘까?’란 질문에 ‘나 운전도 거의 안해’란 익살스러운 대답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다만 동상이몽 시청자가 아닌 그외 소비자 관점에선 성인지감수성이 뒤떨어지는 광고 콘셉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해당 광고가 드라마, 예능, 뉴스, 스포츠 등 여러 프로그램에 폭넓게 집행되는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에 전달되는 광고 메시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광고 속 주행장면에서 역주행을 지적하며 자율주행이 무서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반응도 있다.

약간의 노이즈를 염두에 두고 바이럴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광고 자체에 대한 왈가왈부가 크게 없다. 결과적으로 실제 부부를 내세운 모델 전략 외 별다른 임팩트가 없는 모양새다.  

광고는 다양한 사회를 반영하곤 한다. 물론 15초의 짧은 이야기 안에 모든 면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의미 없는 다툼을 만드는 이야기는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 웃자고 만든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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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2019-10-31 19:43:13
그럼 넌 숨쉬는거 말고 하는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