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유튜브 세금낭비’는 국감용 확대해석?
문체부 ‘유튜브 세금낭비’는 국감용 확대해석?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10.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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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의원, 동영상 제작비 근거 마구잡이식 개설 관행 비판
해당 기관들 “내부 홍보용 영상…예산낭비 지적 억울”
문체부 산하 기관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김수민 의원실 제공

10억 썼는데 구독자 18명뿐… 문체부 ‘묻지마 유튜브’
김수민
문체부 공공기관, 9억 들여 유튜브 올렸지만 구독자 18명
공공기관 수억원 제작 유튜브 구독자는 18명  마구잡이 혈세낭비

[더피알=박형재 기자] 지난 2일 쏟아져나온 기사 제목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10곳이 각각 영상제작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쓰고도 유튜브 구독자 수가 미미해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 출처는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유튜브 운영 및 동영상 예산 현황자료’. 그러나 더피알 취재 결과 이는 ‘동영상 제작=유튜브 운영’으로 확대 해석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 활동에 소극적인 것인 것은 아쉬운 대목이나, 유튜브 전담 인력과 자원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기관들의 세금낭비를 지적하는 건 다소 과한 비판으로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동영상 제작비로 총 9억6561만원을 사용했으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8명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2390만원을 써서 15건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지만 구독자는 13명이다.

이런 식으로 김수민 의원은 문체부 소속 10곳의 공공기관의 온라인 홍보 활동을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하며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효과와 비용도 추계해 보지 않고 국민세금으로 마구잡이식의 동영상 제작과 묻지마 유튜브를 개설하는 일부 공공기관들의 관행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시정되도록 강력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김수민 의원실 제공
문체부 산하 기관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김수민 의원실 제공

그러나 현황자료에 언급된 공공기관들은 하나같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수민 의원이 문제 삼은 영상은 모두 내외부 홍보를 위한 목적이며, 유튜브에는 미리 만들어진 영상을 ‘기록용’으로 올렸을 뿐 별도의 예산낭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A기관 관계자는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들은 평소 전시장 안에서 방영하는 특별전시 홍보 영상으로 따로 유튜브 영상제작에 수천만원의 돈을 들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튜브 채널 운영이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B기관 관계자 역시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든 영상을 유튜브에도 올렸는데, 이게 많은 돈을 들여 유튜브만을 위한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비쳐져 오해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C기관 역시 내부교육용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들이 올린 영상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기존에 해온 행사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위해 총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관리되지 않았다면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기존에 갖고 있는 영상을 테스트 삼아 유튜브에 올린 수준이라면 세금낭비를 이유로 무조건 비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정부의 디지털 소통, 전략이 안보인다

다만, 공식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으면 제대로 운영해야지 수년째 방치하는 것은 개선할 포인트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들이 대국민 디지털 소통을 앞세워 유행처럼 SNS 채널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데, 개설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에서 SNS 채널을 만들 때 자주 하는 실수가 만들기만 하고 운영을 잘 못하는 것”이라며 “운영예산이나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왕 시작했으면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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