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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글꼴이라 더 반갑다
사연 있는 글꼴이라 더 반갑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10.09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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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글날 맞이 글꼴 배포 진행중
사람 혹은 공간의 감성 담은 폰트로 다변화
한글날을 앞두고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제2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에서 '한글 멋글씨' 대회가 진행됐다. 뉴시스
한글날을 앞두고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제2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에서 '한글 멋글씨' 대회가 진행됐다. 뉴시스

[더피알=조성미 기자] 몇 년 전부터 매해 한글날이 다가오면 다양한 글꼴이 배포되고 있다.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글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업 혹은 공공기관이 무료로 배포하는 자체 글꼴이 많아졌다.

실제로 특허청이 한글 글자체를 디자인 권리로 보호하기 시작한 2005년 6건에 불과했던 출원량이 2011년에는 97건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허청은 “기업은 자사의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통합을 위해, 지자체는 한글의 조형적 특징을 활용해 지역 상품 및 관광 콘텐츠 등을 홍보하기 위해 자체 디자인 출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나온 글꼴들은 단순 홍보보다 이용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거나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표현하는 글꼴 등 문자 안에 감성을 품고 있다.

네이버는 손글씨 공모를 통해 완성된 또박또박체.
네이버는 손글씨 공모를 통해 완성된 또박또박.

네이버는 손글씨 공모를 통해 접수된 글꼴 가운데 109종을 선정, 한글날에 앞서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다. 글씨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부터 9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약 2만5000여건의 사연이 담긴 손글씨가 접수된 가운데, ‘내 손글씨를 설명하는 소개말’을 기준으로 글꼴용 샘플을 선정했다.

1차 필터링을 거친 손글씨들은 OCR(광학 문자 판독) 기술을 통해 컴퓨터로 스캐닝했고, 모인 방대한 손글씨 데이터는 딥러닝 기술로 학습한 모델이 주요 특징을 분석했다. 여기에 클로바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약 250자의 손글씨만으로도 1만1172개의 글자 조합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측은 “사용자들의 손글씨가 감성까지 구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만나 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글꼴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자평하며, AI 기반 사업 제휴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성조선소체가 적용된 제품의 모습.
칠성조선소체가 적용된 제품의 모습.

폰트회사 산돌은 속초의 지역생활문화공간 칠성조선소와 함께 ‘산돌 칠성조선소체’를 내놓았다. 칠성조선소는 속초 청초호변에서 1952년 개업해 60여년 간 이어져 온 옛 조선소다. 현재는 카페, 살롱, 전시실 등으로 새롭게 탄생한 지역생활문화공간으로 SNS에서의 인기를 타고 속초여행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산돌 측은 과거 작은 조선소들은 완성된 뱃머리에 직접 이름을 새겼는데, 조선소마다 개성이 뚜렷한 글자체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2대 칠성조선소 대표였던 최승호씨의 필체 가치와 개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디지털화해 현대적 미감으로 다듬은 제목용 폰트를 공개했다. 

이번 협업을 진행한 칠성조선소 측은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는 글꼴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난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산돌의 진유성 디자이너는 “글꼴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활동이 지역경제와의 협업으로까지 확장됐다”며 “칠성조선소체가 문화적 소통도구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여덟 번째 무료 서체 ‘배달의민족 을지로체’.
우아한형제들의 여덟 번째 무료 서체 ‘배달의민족 을지로체’.

한글의 매력을 알리고자 매년 한글날마다 생활 속 간판 글자들을 배달의민족 감성으로 표현해온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디자인 콘셉트를 도시 전체로 확장한 ‘배달의민족 을지로체’를 선보였다.

함석판이나 나무판 등에 붓으로 쓴 글씨를 재해석해 탄생한 을지로체는 페인트 붓글씨 특유의 느낌이 살아 있다. 획의 시작은 힘차고 마지막은 부드럽게 마무리된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한명수 상무는 “배달의민족 을지로체를 통해 오랜 시간 을지로에서 일했던 이름 모를 간판 글씨 장인들의 이야기와 도시의 풍경까지 담아내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곳곳에 서려있는 감각을 담아 만든 서체를 선보여 한글 쓰기의 즐거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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