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배달로봇에게 직접 음식을 받아봤다 (feat.현장영상)
배민 배달로봇에게 직접 음식을 받아봤다 (feat.현장영상)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10.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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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딜리 타워’, 상용화 목표로 시험 운행 중
라이더 배달시간 감소 효과 기대…보완할 점도 엿보여

“배달 중입니다. 자리를 비워주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더피알=안해준 기자] 배달원의 목소리가 아니다. 우아한형제들 본사 건물의 막내 ‘딜리 타워’의 음성이다. 딜리 타워는 배달의민족에서 오는 18일까지 시험 운행하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배달의 최종 단계인 ‘라스트마일’을 담당해 소비자와 배달원의 편의를 돕는다는 취지다. 과연 딜리 타워의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영상 참고)

현재 딜리 타워의 동선은 건물 내로 국한된다. 배달원이 음식을 1층까지 가져오면 딜리 타워가 넘겨 받고 소비자에게까지 배달을 마무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때 배달원은 로봇 상단의 터치스크린에 주문번호와 이동층수를 입력해 기기 내부에 내장된 트레이에 음식을 전달할 수 있다.

배달 과정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해 건물 8층에서 간단한 음료를 주문해봤다.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지도 궁금했다. 주문 후 1층으로 내려가 배달 시작 모습을 확인했다.

배달의민족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 타워'. 총 2대가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배달의민족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 타워'. 총 2대가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배달원이 음식을 전달하자 딜리 타워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람이 많아 원래 타야 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지 못하자 잠시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지정된 위치에서 기다렸다가 사람들과 함께 다음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로봇이 내려야 할 8층 버튼도 자동으로 눌러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관제 시스템을 연동해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를 호출한다”고 설명했다. 짝수, 홀수층 등 이동 상황에 따라 원하는 엘리베이터를 구분해 탄다는 것. 엘리베이터의 주기적 신호를 통해 정확히 해당 층수에서 하차한다.

딜리 타워는 약속대로 8층에서 내려 배달 도착 소식을 알렸다. 주문번호를 터치스크린에 입력하니 트레이가 열려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배달 완료 후 다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대기 장소인 1층으로 돌아갔다.

아직은 시험 단계지만 생각보다 스마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확하게 배달만 된다면 고층건물에 힘들게 오갔던 라이더들의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오피스 등 배달원들의 출입이 제한되는 곳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기다리는 있다. 시험 운행 중에는 관련 개발자가 옆에서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기다리는 있다. 시험 운행 중에는 관련 개발자가 옆에서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

동시에 한계도 엿보였다. 현재 딜리 타워는 대당 하나의 주문만 소화할 수 있다. 그래서 한 번에 주문이 많이 몰린다면 고객이 음식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미 로봇이 배달하는 중이라면 라이더는 기존처럼 직접 음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로봇 대수를 늘리거나 한 번에 배달할 수 있는 건수를 늘리는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은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앱을 연동한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 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근엔 자사의 QR코드 주문 서비스인 배민오더를 활용한 자율주행 서빙 로봇도 시범 운행 중이다. 식당 직원을 따로 부를 필요 없이 QR코드로 메뉴를 주문하고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준다. 주상복합단지, 쇼핑몰,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로의 서비스 확장도 고려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경우 개발, 효율성 등 여러 요인을 분석해 상용화를 할 계획”이라며 “2020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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