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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Talk] ‘위안부 조롱 논란’ 유니클로 광고
[Pick&Talk] ‘위안부 조롱 논란’ 유니클로 광고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10.21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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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의 한 장면.
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의 한 장면. 

화제가 되는 이슈를 픽(pick)해 다양한 관점을 톡(talk)하는 코너입니다. 기사 자체가 종결이 아닙니다. 아래 댓글란이나 더피알 페이스북(facebook.com/ThePRnews)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시된 의견들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Pick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던 유니클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공개한 광고 영상이 ‘위안부 조롱’ 의혹을 받으면서다. 

15초 분량의 글로벌 TV광고에서 98세 할머니는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와 대화하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옷을) 입었냐”는 질문에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했다. 그런데 이 발언이 한국어 자막으로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의역되면서 다른 해석을 낳았다.

80년 전은 일제 치하 수탈이 심각한 시기다. 때문에 일본 정부에 줄곧 사과를 요구해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독하려는 의도로 비쳐졌다. 유니클로는 “연령에 상관 없이 후리스(제품)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쉽도록 두 사람의 나이차를 자막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결국 광고를 내렸다.
 

Talk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를 모독하려는 의도로 광고를 만들었다고까진 보지 않는다. 며칠 전 유니클로 회장이 “한국과 싸우려 드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한 것을 고려하면 고의적 행동이라 보기 어렵다. 영어 원문으로 봐도 의도성은 없어 보인다.

문제는 한국어 자막을 달며 ‘80년’이라는 구체적인 기간을 의역해 표시한 부분이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를 자막으로 넣은 것”이란 사측 해명이 일견 이해되지만, 자막을 단 한국 직원과 이를 검수한 담당자가 우리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의식과 감정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고려한다면 조금 더 섬세한 번역을 해야 했다. 광고 자체가 아닌 자막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20대 대학생 이광호

다국적 기업의 광고는 전 세계에 같은 영상과 자막이 나가는 글로벌 광고와 나라별로 특화된 로컬 광고로 나뉜다. 글로벌 광고는 본사에서 영상 소스를 받아 각국 언어로 자막을 내보내고, 로컬 광고는 현지 법인이 알아서 만드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광고에서 할머니의 ‘오래 전’이란 워딩이 ‘80년 전’으로 바뀐 상황은 의도성이 있어 보인다. 광고 심의 때문에 문제가 돼 자막을 바꾸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존에 없던 워딩이 튀어나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TV광고는 노출 전 본사 컨펌과 내부 시사회 등을 거치는데 이런 부분을 체크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광고 타이밍도 안 좋았다. 유니클로는 얼마 전까지 불매운동 주대상이 됐던 기업이다. 겨울을 앞두고 패딩, 후리스 등 주력상품 판매를 위해 광고를 제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지만, 한국에서 ‘노 재팬’ 기조가 남아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 늦게 마케팅을 하거나, 광고 내용을 매우 조심스럽게 가져갔어야 했다.

이희복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함께보면 좋은 기사: 국가 간 갈등시 기업 체크포인트
 

“스타일이 좋으신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는 소녀의 물음에 할머니는 “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far back을 80년 전이라고 번역하게 되었을까.

공교롭게도유니클로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0년대 한국 여성들이 위안부로 고통당했던 그 시기를 정확히 가리켰다. 그렇게 오래된 80년 전 일을, 한국은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고 있냐며 비꼬는 내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건 합리적 의심이 아니라 합리적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한일 갈등이 고조로 달한 이 상황에서 ‘far back’을 ‘80년 전’으로 번역한 유니클로는, 일본은, 야나이 유니클로 회장 말대로 망해야 정신 차릴 것 같다.

30대 직장인 심규진

상식적으로 최근 불매운동에 휩싸였던 기업에서 일부러 그랬다고 보긴 어렵다. 일본은 90세에서 100세 사이 인구가 200만명에 달한다. 90세 할머니 사이즈가 10살이랑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강조한 메시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민감하게 해석될만한 자막을 사용한 건 분명하다. 기업에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한국 소비자에게 부정적으로 읽힌다면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광고 제작 의도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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