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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악플을 달까?
사람들은 왜 악플을 달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10.2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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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관심욕구, 소통보다 반응 보고 즐기려는 목적
선동적 화법 ‘온라인 탈억제 효과’ 불러오기도

가수 설리의 죽음을 계기로 악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유명인을 향한 혐오·비방성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감정을 배설하는 수단이 돼버린 기형적 댓글문화는 분명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댓글심리를 진단한 기사를 다시 살펴봅니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과거 네티즌 의견은 단순 참고자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여론을 파악하는 필수 확인사항이 됐다. 댓글이 사람들의 판단에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면서 ‘댓글달기 경쟁’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댓글은 1차적인 글이 아니다. 원 텍스트에 대한 의견을 다는 2차 텍스트로써 의미를 갖는다. 짧으면 한두 글자나 한글모음(ㅇㅇ, ㄴ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댓글에 댓글이 꼬리를 물기도 한다.

댓글문화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한다.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되고 기사의 허점을 지적해주는 등 참여민주주의를 통해 대중의 생각을 전달하는 점은 댓글의 순기능. 반면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맹목적인 비난으로 변질되고, 익명성에 숨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은 역기능으로 꼽힌다. 여론형성 도구 혹은 마녀사냥 무기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댓글을 달고 확인하는 이면에 ‘소통욕구’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남들도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지, 아니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댓글을 보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같거나 다름을 확인하기 위함”이라며 “자신이 쓴 댓글에 반응이 좋으면 희열을 느끼고, 반대의 경우 기분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댓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관심욕구’ 때문이다. 인간은 타인으로부터 관심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를 충족시켜 준다는 분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댓글쓰기에는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숨어있다. 댓글의 호응이 클수록 인정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초등생 등 저연령층이 댓글을 많이 쓰는 것도 나이의 제약을 벗어나 인정받았다는 성취감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나쁜 감정을 갖고 상대방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보다는 댓글을 통해 남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경향이 크다.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즐기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악성 댓글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설리뿐 아니라 지금껏 수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고 지금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기반으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이들까지 악플 저격대상이 되는 실정이다.

악성 댓글러들은 평소엔 양처럼 순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과 비슷한 심리상태를 갖고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차 안에서 운전을 한다는 익명성이 속물근성을 부추긴다. 익명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선 무례하게 행동해도 된다는 의식이다.

익명성 뒤에 숨은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특정 사안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왜곡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이들은 선동적인 화법을 통해 다른 이들도 공격성과 조롱의 문화로 빠뜨려버린다. 악성 댓글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온라인 탈억제 효과’라고 부른다.

게다가 악성 댓글은 점점 더 극단적이고 무책임해지기 쉽다. 곽 교수는 “평범한 댓글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으니 점점 더 자극적, 엽기적인 내용, 진실 확인 안 된 내용을 올리게 된다”며 “악플러들은 자신의 댓글의 조회수나 공감 개수를 통해 쾌감을 얻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것인지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인정받는다는 것에만 몰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쉽게 써진 댓글은 누군가에게 아픈 흔적을 남긴다. 최근에야 악플 사태가 고소·고발 등 법적 행위로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악플에 대한 경각심은 낮다. 

현행법상 인터넷에 비방 목적으로 사실을 게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공공연하게 거짓을 적시한 경우라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 수 있다. 그러나 익명으로 인해 적발이 어렵고, 표현의 자유 보호와 처벌 기준의 모호함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처벌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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