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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10.25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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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美 폐손상·사망사례 들어 위험성 강력히 경고
정책홍보-갈등관리-헬스커뮤니케이션 측면 고려해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등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담배정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지만 국가세수에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흡연자 권리도 보호해야 하기에 일률적 잣대로 재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금연정책과 보폭을 같이 하면서 담배제조사와 판매점, 흡연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려면 정책홍보는 물론 헬스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복잡한 함수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

사건요약

보건복지부가 지난 23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손상 및 사망환자가 계속 나오고, 국내에서도 의심사례가 신고됐기 때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정부의 빠른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해성 분석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상황

편의점 GS25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향 액상담배 4종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마트도 9종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자담배업계에선 궐련담배와 비교해 액상형이 더 유해하다는 정부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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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키워드

전자담배, 금연정책, 국민건강, 정책홍보,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 교수(전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 박현정 마콜컨설팅그룹 이사(Ph.D)

코멘트

김장열 교수: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중단 권고는 나름 신속했다. 그러나 정확한 유해성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의 혼란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 조치는 미국에서 액상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 의심 사례가 다수 보도된 직후에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아직 현황 파악이나 피해 보고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미국 사례에 근거해 판매 중단 권고를 내렸다면 충분한 과학적 결정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추후 담배회사들의 반발이나 반격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에서 시판되는 제품과는 성분이 다르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해선 담배 유해성 판단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타날 수 있다. 담배는 종류를 막론하고 건강에 해롭긴 마찬가지인데 왜 액상형만 유독 빠르게 중단 조치하는가에 대한 의구심 내지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근본적으론 담배 관련 법규 개정 등 국민건강 정책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담배 판매 중단조치는 복지부에서 하고, 유해성분 분석은 식약처가, 담배사업자 관리는 기재부에서 하는 등 부처별로 기능이 다 나뉘어 있다.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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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이사: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금연 캠페인 사업을 시행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이번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다만 헬스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측면에서 고려되었으면 하는 점들도 존재한다.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이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부분 질병 예방 행동 지침에 금연이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왜 쉽게 금연하지 못하는 것일까?

니코틴 중독이라는 의학적 요인 외 강력한 심리적 매커니즘이 존재한다. 바로 심리학 개념인 ‘시점 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이다. 흡연으로 인한 쾌락은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보상인데 비해, 금연으로 인한 이득은 금연 한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하루 이틀 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언제 받을 지도 예상할 수 없다.

행동을 유발하거나 또는 특정 행동을 중단하라고 설득해야 한다면 그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헬스커뮤니케이션에서 근거중심(evidenc-based), 과학적 지향(scientific-oriented)을 주장하는 이유다.

현재 액상형 담배는 담배사업법에서 정의하는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의 사각 지대에 있다는 뜻이다. 연초의 줄기나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라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더군다나 정부는 11월 말까지 유해성분 분석을 마친 뒤 위해성 여부를 내년 상반기 내 발표할 계획이다. 선(先) 경고 후(後) 조사하겠다는 형식이다.

액상형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벌써 12년이 넘었다. 현재 액상형 담배를 규제할 규정은 없고, 유해성 입증도 아직이며, 유해성의 결과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액상형 담배 중단 강력 권고를 내세우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의 이득 앞에서 당장 담배 한 개비로 보상 받는 흡연자들이 정부의 강력 권고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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