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부정적 보도가 허위정보 우려 높인다
지나친 부정적 보도가 허위정보 우려 높인다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10.3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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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국 대상 디지털 뉴스 리포트 결과
정보 과잉이 뉴스 피로도·회피율 높여

[더피알=안해준 기자] 언론의 지나친 부정적 보도가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를 더욱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구글, 오프컴, BBC뉴스, 에델만 등과 함께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언론은 사건을 지나치게 부정적 관점에서 보도한다’는 항목에 조사 대상 38개국 전체 평균 39%가 그렇다고 봤고, 한국은 이보다 약간 많은 42%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도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허위정보 우려도는 73%였고, 부정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우려도는 52%로서 2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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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진은 “언론의 과도한 부정적 바이어스가 가져올 수 있는 이러한 부정적 효과들을 극복하고, 언론보도의 긍·부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솔루션 저널리즘이나 긍정적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조작인지 우려된다

출처: 디지털 뉴스 리포트

뉴스 이용자 디지털 의존도 심화 

올해 디지털 미디어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응답자의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 미디어인 TV의 경우 67%로 격차가 있었다.

TV를 비롯한 아날로그 미디어는 최근 3년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언론재단이 ‘지난 일주일 동안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이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TV뉴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017년과 2018년 26%에서 올해 33%로 증가했다.

특히 중장년층의 디지털 뉴스 이용률이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주로 이용한 뉴스 미디어’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18-24세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디지털 뉴스 의존도가 상승했는데, 이 중 45-55세는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 뉴스 의존도(50%)가 TV 뉴스 의존도를(47%)를 앞질렀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전세계 38개국에서도 프린트 미디어와 라디오를 통한 뉴스 소비가 각각 32%로 레거시 미디어의 이용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뉴스 시청에 이용하는 디지털 기기는 스마트폰이 가장 많았다. 세계 38개국의 50%가 스마트폰을 이용했고, 국내의 경우 57%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했다. 이어 PC는 31%, 태블릿은 4% 순이었다. 반면 최근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한 뉴스 이용은 전체의 2%에 그쳤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한국 뉴스 이용률

디지털 뉴스를 소비하는 경로는 포털 등 플랫폼 위주였다. 언론사 홈페이지나 앱으로 직접 접속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검색 및 뉴스수집 서비스가 76%에 달한 것과 달리,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한 소비는 4%에 그쳤다. 이 밖에 소셜미디어는 9%, 모바일 및 이메일 알림 서비스는 10%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는 38개국 평균 29%가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일주일 동안 뉴스를 이용한 플랫폼을 묻는 질문에는 네이버가 66%로 가장 높았다. 다음(34%)과 카카오톡(28%)도 강세를 보였다. 유튜브도 40%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대세 플랫폼임을 입증했다.

한국의 권력 감시기능 ‘낙제점’

올해 디지털 뉴스 리포트는 신뢰도 외에 언론의 역할 수행에 대한 평가 문항도 추가했다. 평가 문항은 △언론 보도의 즉각성(정보 업데이트를 잘 해준다) △심층성(사건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감시기능(권력과 기업에 대한 감시를 잘한다) 등이다.

조사 결과 한국은 즉각성 48%, 심층성 47%, 감시기능 2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시기능은 38개국 전체 평균과 비교했을 때 21%포인트나 낮아 낙제점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언론의 감시기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뉴스 신뢰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론이 감시기능을 ‘잘 수행한다’고 응답한 집단의 뉴스 신뢰도는 37%로서 ‘보통이다’(21%)나 ‘못한다’(14%)보다 높았다. 감시기능에 대해 ‘보통이다’와 ‘못한다’ 집단의 신뢰도 격차는 7포인트였지만, ‘잘 한다’와 ‘보통이다’ 집단과의 신뢰도 격차는 16포인트였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38개국 중 가장 낮았다. 많은 나라에서 뉴스 신뢰도가 하락하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눈에 띄는 결과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33%)나 중도(35%)에 비해 진보(41%)에서 언론 불신이 높았다.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집단은 인터넷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접할 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조작인지 우려한다’에 대한 응답에 있어, 38개국 합산 수치는 55%였고 한국은 이보다 약간 높은 59%로 나타났다.

한편 뉴스 피로도를 느끼는 사람들은 뉴스 기피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8개국 전체로 볼 때 ‘뉴스가 지겹다’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81%는 뉴스를 일부러 기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겹다’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46%만 기피 경험이 있었다. 한국은 ‘지겹다’ 동의 응답자의 71%가 기피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는 그 절반 수준인 32%였다.

정보 과잉(information overload)이나 뉴스 과잉이 사람들로 하여금 뉴스를 기피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은 “인터넷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는 신뢰받는 뉴스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 동안 인터넷에서 의심되는 정보를 접했을 때 취한 행동을 조사한 결과, 38개국 전체적으로 ‘다양한 정보 소스를 체크했다’가 4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뉴스를 공유하지 않았다’(29%), ‘더 믿을 많은 뉴스 소스에 의존했다’(26%), ‘정확성이 의심되는 뉴스 소스 의존을 중단했다’(24%) 순이었다.

이 중 한국은 ‘다양한 정보 소스를 체크했다’와 ‘더 믿을 많은 뉴스 소스에 의존했다’가 각각 30%로 가장 많았다. 한국 뉴스 이용자는 의심되는 정보를 접했을 때 정보출처를 체크하거나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가는 포지티브 전략을 더 많이 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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