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플랫폼 이노베이션
오픈, 플랫폼 이노베이션
  • 이원섭 (wonsim01@naver.com)
  • 승인 2011.12.1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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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읽었던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이라는 책이 생각 납니다. 당시 많은 충격과 감동을 받았던 책인데 지난 주말에 한 행사에 참석해 ‘플랫폼 이노베이션’이라는 용어를 듣고 나니 또 한 번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역시 저는 이렇게 들으러, 배우러 다녀야 동기부여가 되는가 봅니다.

최인철 교수는 책에서 우리의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가 '프레임'에 의해 생겨남을 증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마음 경영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작은 생각으로 풀어 내자면 가진 것으로부터의 탈출, 자기의 오픈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프레임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지식) 것으로부터의 이성적 판단을 하지 말고 마음(감성)을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만 그래도 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프레임을 바꾸는 것입니다.

'프레임(Frame)'은 창문이나 액자의 틀, 안경테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모두 어떤 것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觀보다는 視에 가깝습니다)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觀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 단계 높여 마음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 프레임을 열어 놓든지 아니면 아예 바꾸는 노력을 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 손바닥인데 거기서 잔머리 굴리고, 싸우고, 떠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 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마음을 비춰보는 창으로서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는 책의 내용처럼 이 프레임이 잘못되면 그 틀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데 그 버림이 자신을 초라하고 남들이 무시하는 것 같아 더 감싸고 화려하게 포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혹하고 자신을 속이는 줄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평소 이런 생각으로 있는 제게 지난 주말의 플랫폼을 이노베이션하라는 말은 진하게 가슴에 와 닿았더군요. 프레임이나 플랫폼이나 평생 IT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제게는 익숙한 IT용어이기도 합니다. IT에서 프레임이란 주소와 필수적인 프로토콜 제어정보가 포함된 완전한 하나의 단위로 네트워크 지점간에 전송되는 데이터를 말합니다. 또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응용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는 기초를 이루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윈도우나 매킨토시 등을 말합니다. 이 의미에서 본다면 프레임은 플랫폼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개념이고 플랫폼은 사람으로 치자면 거의 뇌와 같은 역할의 기관을 말합니다. 더 비약하자면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의 변화이고 플랫폼의 변화는 거의 전부를 바꾸는 것과 같은 어렵고, 힘들고 험난한 여정을 말합니다.

플랫폼 이노베이션은 사람으로 말하면 피를 바꾸고 뇌를 바꾸는 것과 같은 엄청난 작업입니다, 그러니 프레임 이노베이션도 쉽지 않은데 이 플랫폼 이노베이션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요즘 대세를 이루는 SNS도 이 플랫폼의 이노베이션입니다. 과거 시대의 사회적 플랫폼을 통째로 바꾸어 놓은 새로운 플랫폼입니다. 생산자 중심의 세상에서 공급자 중심의 세상으로 주객이 전도되었고, 눈에 보이던 세상의 양적 판단 기준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질적인 가치의 판단으로 변화하게 했고, 단순한 하나의 솔루션 보다는 여러 학문과 기술들이 융합된 융합 솔루션 제공의 시대로 변화하게 하는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무서운 속도로 깊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발전하고, 더 풍요롭게 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언론 등의 기고나 인터뷰를 통해서 플랫폼 이노베이션을 하지 않는 기업은 이제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이며 소비자들의 욕구도 더 이상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경쟁에서 도태되는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저도 100%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웹 2.0 세상이나 SNS 이노베이션 현상들은 모두 이 플랫폼의 혁명적 변화 발상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 우리 기업과 다른 영역의 생산자들이 함께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성공의 모델이고 같이 참여해야 또 다른 더 높은 부가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바로 플랫폼 이노베이션입니다.

만약 플랫폼 이노베이션이라는 생각이 없었다면 YouTube는 없었을 겁니다. 이미 2005년 이 플랫폼 이노베이션이라는 사상이 있었기에 오늘날 유투브가 되었고 성공의 대표 사례가 된 것입니다. 동영상 유통과 소비 플랫폼의 이노베이션 성공 모델입니다. 유투브는 기존의 동영상은 전문가들의 영역이고 아마추어들에게는 범접할 수 없다는 플랫폼을 일반 대중의 다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개방성이 핵심이었으며 이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참여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또 다른 플랫폼)을 만든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쉽게 써 내려간 글처럼 플랫폼의 오픈과 이노베이션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05년부터 시작해 긴 시간 노력한 유투브처럼 힘든 과정과 노력, 인프라 구축 능력 등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며 보이지 않지만 이런 시도를 하다가 중동에 포기하고 낙오한 사례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현재의 플랫폼을 오픈하고 이노베이션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자신에 맞는 당위성과 명분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플랫폼은 어떤 것인지의 파악이 기본일 것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강점은 무엇인지, 또 만약 오픈을 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이노베이션이 진짜 필요한지 그냥 이대로의 버전업이 필요한지 등등 아주 원초적인 관점에서부터 명확한 그림을 그려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실(實)’이 필요합니다. 바로 진실(眞實)과 성실(誠實)이 무엇보다도 기본적으로 필수입니다. 지금을 바로 보는(觀) 마음이 있어야 하고 당장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기 보다는 꾸준하고 오랜 기간의 노력이 있어야 이노베이션이 성공하게 됩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나의 경쟁력(서비스, 능력)이 상대에게 신뢰를 받거나 주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 기업이나 나를 믿고 따라주는 로열티가 높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특히 내부 조력자들의 경우 더 그렇습니다. 같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만약 플랫폼 오픈이나 이노베이션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가치와 분배가 명확한가, 실패를 생각하고 밀어붙일 재무적, 비재무적 능력은 갖추고 있는가 등등 매우 어렵고 험난한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이노베이션은 해야만 하고 또 준비하고 있지 않은 기업이나 사람은 오래가지 않아 경쟁에서 도태될 것입니다.

요즘 중소기업 사장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든 이야기중의 하나가 2~3년 안에 지금의 모습으로는 안되고 변하지 못하면 우리는 망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느끼기만 하면 안됩니다. 바로 기업의 플랫폼을 완전히 바꾸는 이노베이션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입니다. (Right Now!)


이 원 섭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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