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발 은행들의 ‘원픽’ 경쟁
오픈뱅킹발 은행들의 ‘원픽’ 경쟁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1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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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싸움 본격화…서비스 개편, 우대금리 이벤트로 관심끌기
우리은행 오픈뱅킹 서비스 안내.
10월 30일부터 시중 은행 10곳에서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사진은 우리은행 오픈뱅킹 안내 이미지 

[더피알=박형재 기자] 앱 한곳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은행 간 기싸움이 본격화됐다. 디지털 전환·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각 사별로 앱 개발에 속도를 내왔는데 자칫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주 거래 은행으로 선택 받기 위한 ‘원픽(One Pick)’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은행은 ‘고객 편리’에 초점을 맞췄다. KB스타뱅킹 앱에 접속하자마자 ‘다른은행’ 화면이 뜨도록 첫 화면을 개편했다. 이를 선택하면 타행 계좌잔액과 거래내역 조회, 출금을 통한 이체가 가능하다.

오픈뱅킹 특화 서비스도 선보였다. 타행 계좌에서 자금을 가져다 국민은행 상품에 한번에 가입할 수 있는 ‘원스톱 상품 가입’,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 계좌에서 고객이 원하는 특정날짜에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로 자금을 한번에 끌어올 수 있는 ‘잔액모으기’ 서비스 등이다. 

KB국민은행은 관계자는 “30~40대 고객들이 월급날, 카드결제일 등 특정한 날마다 ‘내 계좌 간’ 계좌이체를 많이 한다는 것에 착안해 잔액 모으기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자사 앱을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지난달 28일 ‘MY자산’ 서비스를 오픈했다. 은행, 카드, 보험, 부동산, 자동차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은행앱 ‘쏠(SOL)’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은행 플랫폼 안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자사 플랫폼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뱅킹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리워드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도 출시했다. 또 박보검을 모델로 신규 광고를 론칭해 이런 일련의 변화를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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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쏠 앱에서 오픈뱅킹을 실행한 화면. 실행화면.
신한은행 쏠 앱의 오픈뱅킹 실행화면. 

다른 은행들은 대규모 이벤트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타 은행 계좌를 ‘우리WON뱅킹’에 등록한 고객 중 선착순 2만명에게 경품을 제공하고, NH농협은행의 경우 오픈뱅킹 신규 등록 고객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등 5가지 이벤트 마련했다.

오픈뱅킹은 지금 당장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오지 않더라도 금융 소비자의 이용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모바일로 금융 생활습관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접점을 놓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람들이 당장 주거래은행 앱을 삭제하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정말 혁신적인 곳이 있다면 고객을 뺏길 수도 있다”며 “경쟁사들의 마케팅이나 서비스 개편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12월 18일부터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토스 등 핀테크 기업까지 오픈뱅킹 서비스가 확대된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 시중은행과 카뱅, 토스 등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업자만 살아남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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