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7’ 변화가 의미 있는 이유
KBS ‘뉴스7’ 변화가 의미 있는 이유
  • 홍두기 기자 (tospirits@the-pr.co.kr)
  • 승인 2019.11.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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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지역총국이 자체적으로 뉴스 편성
각 지역 현안 심층보도, 다양한 포맷 실험
KBS제주방송총국의 ‘7시 오늘 제주’는 지역 뉴스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포맷을 다양화했다.

[더피알=홍두기 기자] KBS가 저녁 7시에 방송하는 ‘뉴스7’ 지역화를 선언했다. 서울 중심의 보도에서 탈피, 지역총국 자체적으로 뉴스 편성이 가능해진 것. 방송마다 색다른 뉴스 코너가 눈에 띈다.

지역색깔이 강한 KBS 뉴스7은 지난 7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시범 사업으로 작년부터 방송한 제주를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광주 전남, 전북, 충북, 대전 세종 충남, 강원 9개 지역 총국이 해당 권역 뉴스를 직접 제작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40분 동안 방송되며, 내년 상반기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회 편성될 예정이다.

그동안 지역 뉴스는 전국 단위 뉴스가 송출된 뒤 뉴스7의 후반부 6분 정도만 할애받았지만, 이제는 40분 방송 시간에 자유롭게 배치된다. 각 총국은 본사에서 생산하는 전국 단위 뉴스를 선택·편집해 방송할 수 있어 우선 순위를 두고 지역민이 먼저 봐야할 소식을 송출할 수 있다.

KBS제주총국 ‘7시 오늘 제주’를 담당하는 유용두 부장(KBS 제주보도국 편집)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9시 뉴스는 지역 뉴스 시간을 10분 안팎으로 배정한다. 기사 리포트 4건과 단신 나가면 끝나는 시간”이라며 “심층성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7시 오늘 제주를 통해) 기자들이 생각했던 것, 그동안 담아내지 못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BS 7시 오늘 강원은 티격태격 코너로 지역 이슈를 깊이 있게 다뤘다.

첫 방송이 나간 7일 각 지역총국은 시청자에게 변화를 안내하며 뉴스를 시작했다. 이번 변화는 지역 뉴스를 보여준다는 의의도 있지만, 다양한 뉴스 포맷을 실험한다는 점에서도 신선했다. 

주로 대담이나 토론 형태의 코너가 등장했는데, 각 방송사마다  차별화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예컨대 KBS 뉴스7 충북은 특정 이슈에 대해 지난 뉴스를 살펴보고 그 후를 되짚어보는 ‘사실 확인, 그 날’ 코너를 만들었다. 7일 방송에선 28년 전 이춘재 대신 억울하게 살인범 누명을 쓴 사람을 인터뷰하고 현재 시점에서 다시 취재해 잊혀질 수 있는 사건을 재조명했다.

KBS 뉴스7 대전·세종·충남은 ‘전변 대 전변’ 코너를 구성해 요즘 논란되는 이슈를 두 명의 변호사가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뉴스7 광주전남은 SNS를 통해 시청자의 의견과 제보를 받아 취재하는 ‘뉴스퀵’ 코너를 신설했고, 7시 오늘 부산울산은 시사PD가 직접 취재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시사K’를 편성했다.

모든 방송국이 뉴스를 1분 20초 리포트로만 보여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짧게는 5분, 길게는 20분까지도 하나의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모습이다.

깊이 있는 뉴스 포맷은 지역 이슈와 연관지어 지역총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집 기획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7시 오늘 제주는 최근 제주 4·3사건의 피해자를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 ’’4·3’ 증언’을 내보낸다.

뉴스의 변화는 지역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로 돌아오고 있지만, 한편으론 KBS여서 가능한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40분 편성 시간을 지역 방송국 인력으로 다 채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존재한다. KBS는 지역화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주4회 편성이 된 뒤에도 수준 높은 뉴스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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