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구르기는 다시 일어나기 위함이다
청년들의 구르기는 다시 일어나기 위함이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11.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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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단체 아야어여, ‘이생망 구르기 대회’ 개최
자조하는 청년들에게 리프레시의 기회 주고파

[더피알=조성미 기자] 이생망은 ‘이번 생은 망했어’의 준말로 취업도, 연애도, 삶도 녹록지 않은 젊은이들이 자조적으로 사용하는 신조어다. 그렇다고 좌절만 하고 있을 이들이 아니다. 다시 일어설 추진력을 얻기 위해 다 같이 굴러보면 어떨까? 초등학교 때 배운 구르고 스스로 일어나는 스킬을 발휘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청년문화예술단체 ‘아야어여(AYA EOYEO)’가 ‘제1회 이생망 구르기 대회’를 오는 24일 개최한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아야어여의 장화신 대표는 “잘 구르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것만으로 청년들이 리프레시 하는 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앞서 아야어여는 금기시되던 밥상을 뒤집는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하는 ‘밥상 뒤집기 대회’와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안경쓰고 라면먹기 대회’ 등 이색 대회를 개최해왔다. 100명 규모의 행사에 신청경쟁률이 3:1에 이를 만큼 성황을 이뤄왔다.

장화신 대표는 “아야어여가 처음부터 이색대회 전문단체를 표방한 것은 아니었고 지난해 5월 치른 밥상 뒤집기 대회가 주목을 받으면서 조금 더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이색대회를 꾸준히 구상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올 초 화제가 됐던 세종대의 구르는 동아리 ‘람머스’와 협업해 이번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들이 기본적으로 재미를 표방하지만 단순히 우습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청년들의 고민이 담긴 주제로 대회가 마련되면 이에 공감하는 이들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때로는 사회고발도 이뤄지기도 한다.

장 대표는 “처음 예상했던 것은 많은 청년들이 취업이나 연애 고민을 가볍게 풀지 않을까 정도였다”며 “하지만 대회를 치르다 보니 청년 현실에 대한 생각지 못한 담론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이 바로 아야어여가 이색대회에 집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아야어여는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모여, 소외된 문화를 뒷받침하고 사회문제를 우리가 좋아하는 문화활동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초 설립됐다. 지금까지 마을축제를 개최하고 청소년 교육을 진행하고 청년커뮤니티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던 가운데 이색대회를 통해 청년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다.

장화신 대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해 홍대에서 합정, 문래를 거쳐 관악에 온 청년들이 더 이상 밀려나지 않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청년연대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야어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 과정에서 가볍게 접근해서 무겁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소외된 문화를 지켜내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영향력 있는 시장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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