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제품 잇단 논란…가이드라인 재정비 필요
크라우드 펀딩 제품 잇단 논란…가이드라인 재정비 필요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19.11.2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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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입점 솜털칫솔, 유사품 문제 제기로 펀딩 중단
심사기준 강화, 투명한 정보 공유로 시스템 개선해야

[더피알=안해준 기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 받는 크라우드 펀딩은 이제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에 대중이 직접 지갑을 열면서 자본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영세업체는 신제품 개발과 판매의 판로를 열게 됐다.   

하지만 최근 크라우드 펀딩으로 판매된 일부 제품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1차적으론 메이커(프로젝트 제안자)에 책임이 부여되지만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지는 만큼 명확한 심사기준과 투명한 정보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와디즈에서 솜털칫솔로 주목받던 ‘다모칫솔’이 유튜브 ‘사망여우TV’를 비롯한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로 펀딩이 중단됐다. 해당 칫솔과 유사한 제품이 이미 알리바바 등 해외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었던 것. 시장에 없는 아이템에 투자할 수 있다는 플랫폼 취지와 차이가 있다.

와디즈 측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해당 상황이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펀딩을 중지했다”며 “펀딩 기간 중 유사 제품이 등장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입점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펀딩 중 유사 제품이 판매됐기에 이같이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다모칫솔의 메이커인 바른리빙 강지만 대표도 같은 날 와디즈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기존 초미세모 칫솔을 업그레이드해 중국 제조사에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가 디자인한 제품을 제조사가 위탁생산)을 의뢰해 펀딩을 진행했는데, 이미 유사 제품이 유통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와디즈는 지난 18일 해당 펀딩 소식 탭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와디즈 홈페이지
와디즈는 지난 18일 해당 펀딩 소식 탭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현재 와디즈의 경우 16개 카테고리별로 펀딩 기업을 심사하고 있다. KC(Korea Certification)인증을 비롯해 식약처, 광고법 등 관련 조건과 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 시장에 없는 개발 상품인지도 판단해 최종적으로 펀딩을 허가한다.

하지만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음에도 펀딩 제품 관련 여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와디즈에서 저혈당 밥솥으로 주목을 받았던 ‘다미쿡’과 일러소리의 ‘4500루멘 빔프로젝터’도 중국에 이미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기업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했지만 비판은 여전하다. 이밖에도 한국제품안전관리원 미인증을 비롯해 제품 품질 문제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크라우드 펀딩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면 향후엔 투자가 절실한 유망한 기업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중개자인 플랫폼 역할이 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에 와디즈는 펀딩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심사 기준 강화 및 관련 정책을 수립, 이번주 내로 공지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펀딩 기업의 모든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쉽진 않다”면서 “심사 기준을 강화해 메이커와 서포터(일반 투자자) 모두 보호하는 투명한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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