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눈길 끌었던 장면 넷
文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눈길 끌었던 장면 넷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11.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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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참여에 방점…진행 과정서 디테일 아쉬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회 현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직접 답하는 방식이었다.

120분 가까이 진행된 대담은 TV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PR적 이벤트로 봤을 때 눈길 끈 몇몇 장면이 있었다. 

#원고 없는 답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대통령 모습은 PI(President Identity)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준비된 답변지를 ‘읽지’ 않고 질문을 듣고 ‘말하는’ 모습은 소통자로서 면모를 부각시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상문제가 없고 출제범위가 무한대라 준비할 수 없었다”며 “참모들이 건넨 (통계자료가 담긴) 책도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대통령이 통계수치를 잘 기억하는지 물어보실 것 같지도 않아 그냥 왔다”는 말로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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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최고책임자로서 평소 철학과 소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다만 이날 대화는 하나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형태여서 정책적 측면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나 새로운 메시지를 접하기는 어려웠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 문 대통령이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진행자 배철수

배철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타이틀곡을 배경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흡사 토크쇼 DJ 같은 모습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과 동갑이라는 점도 친밀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한몫했다.

대통령 대담 진행자로서는 부적절했다는 쓴소리도 나오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안전한 선택이었다.

앞선 대통령과의 대담 및 인터뷰 장면을 돌이켜봤을 때 사실 누가 진행해도 뒷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비언론인에 사회자 자리를 내어줌으로써 행사 이후 과도한 정치적 해석과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패널 300명

나이와 성별, 지역, 직업을 막론한 국민 300명이 대통령을 앞에 두고 원형으로 둘러앉았다. 다양성을 고려한 패널 선정과 자유로운 토론문화에 어울리는 배치였다.

하지만 진행 방식이 너무 자유스러웠다. 발언권을 얻지 못한 참석자들이 너도나도 지명받기 위해 소리치면서 소란스럽고 혼란한 상황이 반복됐다.

더욱이 ‘국민이 묻는다’가 아니라 ‘국민이 원한다’에 가까운 내용이 많았다. 읍소와 청원이 질문을 대신하면서 흡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실사판’ 같았다. 역설적으로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불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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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43개 질문

이날 대통령과 국민 간의 대화는 현장 패널 질문 17건, 온라인 질문 3건을 합해 총 20개로 마무리됐다. 사전에 취합한 1만6143개 질문에는 턱없이 모자란 숫자다.

주최 측인 MBC는 대화 주제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1만6423개 질문을 종이로 출력해 스튜디오로 가져왔다. 행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보여주면서 사후 대통령에 전달되니 안심(?)하라는 퍼포먼스적 장치였다.

그러나 엄청난 무게와 양을 자랑하는 종이 뭉텅이는 자칫 시국을 염려하는 국민 목소리의 방증으로 비쳐질 수 있다. 더구나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 종이 대신 전자문서 사용을 당부하는 정부 정책과도 괴리가 있었다. 

문 대통령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br>
문 대통령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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