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사회와 소통장애의 시대
초연결 사회와 소통장애의 시대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9.12.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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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탈진실 정보·일방적 주장 퍼나르기 가속
제 역할 못하는 언론…중도자는 어디에?

[더피알=김광태] 어느덧 기해년도 마지막 길목에 섰다.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시기였다.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너나 할 것 없이 편 가르기에 나서며 손가락질이 난무했다. 답답한 건 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인들이요, 소통을 기본 책무로 일하고 있는 이들일 것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지금은 ICT 기반의 초연결 사회다. 수많은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고 그로 인한 생활의 편리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개인 간 의사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믿었던 초연결 사회가 이상하게 꼬여버렸다. 디지털기기 속 비대면 소통에 갇히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소통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초연결 사회를 살고 있지만 한쪽 눈과 귀로 세상을 접하며 불통 경험을 하고 있다.

편향된 정보를 퍼 나르며 시시때때로 내 생각과 주장을 상대에 강요한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버럭 화를 내는 것은 예사고 아예 대화 선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자연히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그 후부턴 자신과 비슷한 의견만 보려는 성질로 바뀌어 간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알고리즘도 어느새 부턴가 내가 듣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을 골라서 보여준다. 결국 디지털로 연결돼 살면서 한쪽 눈과 한쪽 귀로만 세상을 마주하는 꼴이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심해지면서 사회 분열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줄 현명한 중도자도, 정신적 지도자도 없다. 언론이 그나마 중도 입장에 서서 양 진영에서 생산되는 탈진실 정보, 가짜뉴스를 제어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한술 더 뜬다. 비판 보도를 가장해 싸움 붙이고, 자기 진영 논리에 맞지 않으면 오답이라며 상대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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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제 역할을 못(안)하고 있으니 국민들 입에선 연일 언론 개혁해야 한다는 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사실 그 말에 앞장서고 싶은 사람들이 홍보인이다. 모 회사 한 홍보임원은 “요즘같이 기업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언론을 통해 애로사항을 여론화해도 정부는 무반응이다”며 “언론이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니 언론으로서 더 영향력이 없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는 형편없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언론 신뢰도는 22%에 불과해 38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꼴찌다. 반면 대한민국 정부의 국민 신뢰도는 39%(2019년 OECD 조사)로 36개 회원국 중 22위를 기록했다. 정부보다 현저히 신뢰도가 낮은 언론의 훈수를 과연 정부가 들으려고 할까?

언론의 과업은 독자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다. 심층적인 기사로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 때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독자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언론이 과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루닉과 헌트는 PR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쌍방적 균형 모델이라 했다. 상호 이해와 관용만이 갈등을 방지하고 소통을 원만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제 그 소통의 기법을 PR하는 사람들이 보여줄 때다. 내 것을 알리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견을 조율하는 중도자가 되어 소통에 적극 나서보자. 새해에는 우리 사회 갈등이 조금은 봉합되고 치유되는 그런 모습을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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