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녹아드는 젠더감수성
광고에 녹아드는 젠더감수성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12.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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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리폿] 고정관념 탈피, 자연스러운 성 역할 변화 담아내

[더피알=조성미 기자] 광고 속 운전하는 남자와 집안일 하는 여자. 이런 모습이 고전적인 성 역할 고착에 일조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민주언론시민연합 2019년 5월부터 5개월 간 관공서에서 제작한 공익광고 내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공익광고 속에서 집안일 하는 역할은 여성(25건)이 남성(7건)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일하는 여성 모습도 ‘남성은 상급자 여성은 하급자’라는 고정관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커뮤니케이션 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젠더감수성이 요구되는 상황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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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최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연스럽게 녹이려는 광고 두 편이 온에어돼 눈길을 끈다.

경동 나비엔 광고는 딸의 머리를 땋아주는 육아하는 아빠, 망치질을 하며 가정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엄마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 안에서 정형화되지 않은 부부 역할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것이다.

‘남자가 이래야지’ ‘여자도 이렇게 할 수 있어’라고 내세우기보다 인식하지 못할 만큼 일상적인 표현으로 남녀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롯데백화점 광고도 달라진 젠더 모습을 담아냈다. 분리수거하는 남편, 잘 놀아주는 아빠, 아들 같은 사위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남성 모습을 담았다. 또 여성은 가정과 일을 모두 충실히 해내는 워킹맘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광고의 핵심은 성별에 따른 역할보다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 자기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기에 존재 자체를 감사히 여기자고 격려한다. (광고주가 백화점인 만큼 감사를 선물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광고에서 성 역할은 뻔했다. 육아를 하는 여성과 돈 벌이에 나선 남성이라는 케케묵은 그림을 변주했다. 때론 구시대적 화법에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안티를 양산할 수 있기에 상업 광고에서 젠더 이슈를 과감히 다루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변화하고 있고, 변화해야 한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바뀐 역할을 반영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광고 속 담론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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