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현장] 명동에 들어선 꿀벌스토어
[마케팅 현장] 명동에 들어선 꿀벌스토어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1.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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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양행 플래그십 스토어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HBAF) 탐방

브랜딩, 마케팅 수단으로 선호되는 플래그십 스토어. 기업들은 그 공간에 어떤 가치를 부여했을까요? 최근 이색 콜라보를 통해 제품 색깔을 달리 표현하고 있는 세 곳을 다녀왔습니다.

① 길림양행 -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② CJ제일제당 - 제일 맛있는 책방
③ 동화약품 -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허니버터‘ 트렌드에 편승한 그저그런 미투 제품인 줄 알았던 ‘허니버터아몬드’. 그러나 허니버터 시리즈의 선풍적 인기가 시들해진 지금, 아몬드만으로 20여 가지 맛을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챙겨가는 K-푸드의 대표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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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낯설었던 길림양행도 꽤 인지도 높은 회사가 됐다. 최근엔 허니버터아몬드를 앞세워 서울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열었다. ‘한철 장사’로 끝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그들의 생존 전략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걸음했다.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습. 사진=정수환 기자.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습. 사진=정수환 기자.
내부 전경. 색색의 아몬드들이 반긴다. 사진=정수환 기자.
내부 전경. 색색의 아몬드들이 반긴다. 사진=정수환 기자.

꿀벌 모양을 한 거대한 아몬드 캐릭터가 반겨주는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허니버터를 상징하는 샛노란색을 시작으로 수많은 컬러에 압도된다. ‘와사비 아몬드’의 연초록색, ‘불닭맛 아몬드’의 붉은색과 검은색 등 비주얼로 소비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복숭아맛 아몬드’, ‘딸기맛 아몬드’ 등 듣기만 해서는 상상도 안가는 맛들을 모두 먹어볼 수 있게 했다. 거의 모든 제품을 시식 가능하게끔 해놓았는데 오랜 연구 결과물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쳐졌다.

요즘은 캐릭터의 시대인 만큼 캐릭터 굿즈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아몬드 인형, 아몬드 볼펜, 에코백 등 아기자기한 굿즈를 통해 이들의 인기와 사업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자신들이 만드는 ‘아몬드’를 하나의 완전한 브랜드로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시식코너 및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판. 사진=정수환 기자.
허니버터아몬드 캐릭터 상품. 사진=정수환 기자.
허니버터아몬드 캐릭터 상품. 사진=정수환 기자.

다양한 제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텔링도 인상적이다.

여섯 살배기 아들에게 힌트를 얻었죠. 평소 견과류를 멀리하던 녀석이 빙수에 토핑한 아몬드만큼은 즐겁게 먹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답은 잔뜩 버무린 콩고물과 연유,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있었죠. 그 맛을 정확히 구현하기 위해 전통적인 인절미 콩고물에 여러 재료들을 적절히 배합했습니다. 인절미 떡보다 더욱 부드럽고 달콤하며 고소한 인절미 아몬드는 그렇게 탄생했죠.

인절미 아몬드에 대한 개발팀 다니엘 씨의 이야기다. 이 뿐만 아니라 20여 종의 아몬드가 모두 저마다의 스토리와 배경을 갖추며 길림양행 구성원들의 이야기로 설명된다. 앞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아몬드가 주는 서사 혹은 관계성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다. 사진=정수환 기자.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다. 사진=정수환 기자.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매장에서 만난 20대 서민재 씨는 “길림양행에서 나오는 아몬드 시리즈 자체를 몰랐다. 이 곳도 처음에는 아몬드 캐릭터샵인줄 알았다”며 “저처럼 (회사나 제품을) 잘 모르는 사람도 유인할 수 있으니 좋은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20대 방문객 김성규 씨는 “아몬드 하나로 다양한 부스를 만들어 공간을 꾸민다는 게 신기하다”면서도 “좀 더 다양한 견과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독특한 외관 덕분에 매장에 들른 한국인들 외에도 명동이라는 위치적 특성을 감안해 외국인들도 정말 많았다. 

일본인 관광객 후쿠모토 마리 씨는 “건물이 멋있어서 들어오게 됐다. 허니버터맛이 제일 맛있더라. 일본에서 허니버터아몬드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먹진 않았는데, 여기서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 공장을 미국에 지어달라고 요청한다는 뉴스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나지도 않는 아몬드를 명동의 명물로 알리고 있는 길림양행. 가파른 성장 비결을 완벽히 알 수는 없어도 그들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고, 어떤 생각으로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지 플래그십 스토어 속에서 약간의 힌트는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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