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현장] 100년의 유산, 공간에 녹아들다
[마케팅 현장] 100년의 유산, 공간에 녹아들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1.08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화약품 플래그십 스토어 ‘활명’ 탐방

브랜딩, 마케팅 수단으로 선호되는 플래그십 스토어. 기업들은 그 공간에 어떤 가치를 부여했을까요? 최근 이색 콜라보를 통해 제품 색깔을 달리 표현하고 있는 세 곳을 다녀왔습니다.

① 길림양행 - 허니버터아몬드 앤 프렌즈
② CJ제일제당 - 제일 맛있는 책방
③ 동화약품 -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더피알=정수환 기자] 소화제 ‘활명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미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쌓은 동화약품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 경복궁 건춘문 근처에 자리한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아가봤다.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건물 외부. 사진=정수환 기자.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건물 외부. 사진=정수환 기자.

정식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안된 새 건물의 하얗고 정갈하게 각진 외관이 눈길을 끈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건물의 아련한 옛 분위기가 활명수의 100년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부채 모양은 내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안은비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사원은 “부채표는 아마 국민의 99%가 알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상표다. 지나가다가 부채표를 보고 궁금해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동화약품의 부채표를 본 따 만든 계단. 사진=정수환 기자.

내부에는 동화약품을 상징하는 부채표를 비롯, 활명수의 역사를 담은 이른바 동화약품의 ‘헤리티지’가 돋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제품 포장 디자인도 모두 부채꼴을 본 따 만들었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주인공인 화장품 브랜드 ‘활명’의 용기도 활명수 제품 디자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우물 형상에 담긴 화장품들은 활명수의 시작을 의미한다.

“1940년까지 사옥에 존재했던 우물로 활명수를 만들었어요. 활명수로 번 돈은 임시정부 활동자금으로 쓰이기도 했고요. 저희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우물을 내부 인테리어로 녹인 거죠. 이 공간은 저희 활명이라는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죠.”

채정수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매니저의 말이다. 활명수의 과거와 현재를 인테리어 및 제품에 고스란히 담아낸 모습이 인상적이다.

활명수를 만들었던 우물을 본 딴 인테리어. 사진=정수환 기자.
활명수를 만들었던 우물을 모티브로 제품 진열장을 만들었다. 사진=정수환 기자.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가 주목받는 이유 중에는 내부 디자인도 있다.

채 매니저는 “인테리어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이 와서 사진을 엄청 찍고 간다”며 “디자이너 종킴이 디자인한 내부 인테리어를 보러 온 사람들이 손님의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클리핑리뷰] 내가 몰랐던 공간 이야기

특히 올라서자마자 경복궁의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지는 탁 트인 공간의 2층 뷰를 감상하며 쉬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도 꽤 있을 정도라고.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의 모습. 사진=정수환 기자.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의 모습. 사진=정수환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채 매니저에 따르면, 제품을 사면 활명의 모델인 여진구의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어 많은 외국인들이 온다고 한다. 경복궁 근처에서 한복을 입고 구경하다 신기해서 온 외국인도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활명수를 의약품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화장품 사업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고, 제품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소감을 말했다.

많은 기업에서 기업의 역사와 인지도를 활용해 신제품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동화약품 역시 기업이 가진 긴 역사를 최대한 활용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돼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없지만 제일 잘 하는 것, 잘 아는 것을 했을 때 성공한다는 공식이 활명 플래그십 스토어에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