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난 PR회사 메일서 보는 ‘배려’
계약 끝난 PR회사 메일서 보는 ‘배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1.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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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홍보 담당자 연락처 기재…주요 이해관계자 편의성 고려
계약이 종료된 PR회사에서 다음 홍보 담당자를 알리는 메일을 간혹 보내곤 한다. 고객사 및 기자, 동종 업계에 대한 배려가 읽힌다.
계약이 종료된 PR회사에서 다음 홍보 담당자를 알리는 메일을 간혹 보내곤 한다. 고객사 및 기자, 동종 업계에 대한 배려가 읽힌다.

2020년을 맞이해 하이네켄과의 오랜 파트너십이 만료되었습니다. 2020년 1월부터는 새로운 홍보회사가 하이네켄 브랜드 담당으로 기자님께 차근차근 인사드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계약관계가 끝나는 고객사를 위해, 그리고 주요 이해관계자인 기자들을 위해 보낸 한 에이전시의 마지막 이메일이다.

새로 홍보를 맡게 되는 에이전시 담당자의 연락처와 함께 그간의 소회가 간단히 적혀있다.

이번 계약 종료를 알린 커뮤니크의 이미나 본부장은 “10년 넘게 파트너로 있던 고객사에 대한 마음도 있지만,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던 기자들에게 이렇게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자사로 전화했다가 다시 고객사나 새 홍보회사에 전화해야 하는 상황은 기자들을 두 번 일하게 만드는 거란 우려에서다.

큰 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일은 아니건만, 보통 한 에이전시에서 다른 에이전시로 홍보 업무가 이관될 때 마지막 인사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별을 하는 순간에 건네는 인사가 썩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해당 기업(홍보회사의 고객사)을 취재해야 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실용적 정보다.

때문에 몇몇 에이전시에서는 아예 이같은 프로세스를 정례화시켜놓기도 한다. 최서연 피알게이트 본부장은 “클라이언트와 어떤 내용으로 공지할 것인지 협의를 거친 후 메일을 발송하고 있다”며 “여러 상황적 변수 때문에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와 계약관계가 종료됐어도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가져준 기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일일이 전화를 드리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미디어가 많다 보니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메일로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나 본부장은 “새로 업무를 맡게 되는 곳도 어쩌면 경쟁사로 볼 수도 있지만, 같은 업계 동료인 만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돕는 게 좋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메일 한 통이지만 고객사에, 기자에게, 바통을 넘겨 받는 PR회사에 전하는 작은 배려인 셈이다. 

물론 서로에 대한 이같은 배려가 항상 적용 가능한 건 아니다. 새 에이전시가 직접 인사하는 걸 선호하는 경우도 있고, 계약관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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