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맥주를 들고’…격식 깬 예술관들
‘반려견과 함께, 맥주를 들고’…격식 깬 예술관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1.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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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는 이미지 탈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

[더피알=정수환 기자] 예술관들이 달라지고 있다. 예술관이라고 하면 응당 차려야할 격식을 덜어내고, 캐주얼한 전환을 시도해 더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전시를 보러가는 것,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5월 다원예술전시인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을 계획하고 있다. 다원예술은 하나의 관점, 정형화된 형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과감한 시도를 의미하는데, 반려견과의 작품 감상도 그 일환으로 추진된다. 현재 미술관 측은 전시에 담길 콘텐츠를 논의 중이다.

박유리 국립현대미술관 소통홍보팀 직원은 “모두를 위한 미술관은 대부분 국공립 미술관의 캐치프레이즈다. 여기서 이 ‘모두’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라며 “개와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문화생활을 포기해야 했던 부모들은 이제 예술의 전당 ‘1101 어린이 라운지’를 이용하면 된다. 아이를 라운지에 맡기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이는 그 안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맥주 반입이 가능했던 작년 12월 '인디학개론' 공연. 세종문화회관 제공.
맥주 반입이 가능했던 작년 12월 '인디학개론' 공연.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의 변신은 좀 더 파격적이다. 작년 12월 ‘인디학개론’ 공연으로 맥주 반입이라는 공공공연장 최초의 시도를 한 데 이어, 앞으로 특정 공연에서 음료와 팝콘 등을 곁들이며 관람할 수 있게 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롤’과의 협업 콘서트도 눈여겨볼만 하다. 최근 다양한 게임에서 음악 콘텐츠를 콘서트로 발전시켜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화면으로 롤 게임이 송출되는 와중에 오케스트라 음악이 라이브로 진행될 예정이다.

배리어 프리(barrier-free) 공연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자폐를 갖고 있거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자막, 수화, 음성 등을 포함시켰다.

11월 열릴 예정인 'LOL concert'.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품격 있는 공연만 한다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며 “공연장은 찾는 사람만 찾는다. 2020세종시즌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젊은 층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장에 와서 음악을 듣고, 공연에 대한 흥미가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공예술관들은 파격적으로 장벽을 낮추며 ‘공공’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중이다. 예술이 갖는 고정적 이미지와 대중화 사이에서 새길을 찾는 이같은 변화가 예술 소외 계층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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