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이국종 사태, 복지부로 ‘불똥’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이국종 사태, 복지부로 ‘불똥’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1.2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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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부 장관 입장 표명에 이 교수 “다 거짓말” 반박
중재자 역할 실패, 부처 책임론 제기되며 국민여론 악화일로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이국종 교수(왼쪽)와 아주대병원 측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 교수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을 향해서도 강하게 비판 목소리를 냈다. 뉴시스

이슈 선정 이유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와 병원 간 갈등으로 표면화된 권역외상센터 문제가 보건복지부로 불똥이 튀었다. 상호 대립되는 입장을 조율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정부부처가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보면 좋은 기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이국종 욕설 녹취록

사건요약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0일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 간의 갈등 사태와 관련, “아주대병원 측에서 법과 제도를 어긋나게 행동한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이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주대병원 측의 ‘뒷배’로 보건복지부를 지목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재상황

이국종 교수는 “보건복지부부터 아주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 “복지부와 아주대병원이 수시로 연락하며 나만 X신 만들었다” 등의 표현으로 격앙된 감정을 토로했다. 관련 보도가 나가자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 요구와 책임론이 이는 등 국민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주목할 키워드

갈등중재, 국민여론, 원점관리 

전문가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코멘트

유현재 교수: 서로간 입장이 엇갈리는 현 상황에서 잘잘못을 헤아리긴 쉽지 않지만, 우선 사태 해결을 위해 법적인 문제와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노력이 가시적으로 국민 앞에 드러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국종 교수를 향한 ‘욕설 녹취록’ 공개 이후 사건 관련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진상을 면밀히 파악해 사태를 해결하고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 수장(박능후 장관)의 메시지까지 관리되지 않은 채 대중에 노출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덜 프로페셔널하다 보니 진의가 왜곡되거나 의도와 다르게 해석돼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좀 더 전략적이고 신중히 언론을 대해야 한다.

공공적 성격이 강한 이슈라 해도 100% 국민 정서를 감안해 해결하기는 어렵다. 복지부 입장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거나 누군가를 비난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최소한 논란에 대한 입장 정리는 명확히 해줘야 한다.

갈등을 계기로 국민건강을 위한 이성적 합의점을 찾는 의지와 방향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제 3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당연한 메시지, 읽어 보면 아무 (새로운) 얘기도 없는 내용이 나오니 복지부 무능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 주장대로 아주대 측이) 진짜로 법적으로 위반 사례가 있고 병원이 잘못을 은폐하거나 편법을 썼다면 처벌을 통해 확실한 선례를 보여줘야 국민 세금 용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

김영욱 교수: 부정적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점관리’다. 이번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이국종 교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원점이자 핵심이해관계자인 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권역외상센터를 지도감독해야 하는 부처라면 갈등 해결을 위해 더욱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했고, 지금도 해야 한다.

한쪽이 폭발하듯 터져 나온 상황에서 적당히 좋은 말로 중재 노력을 기울인다면 절대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더욱이 이국종 교수는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유명인이고 언론들도 그의 목소리, 메시지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있기에 ‘적당히’는 통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위기나 이슈를 촉발시킨 원점(이 교수)에 집중해 이 문제에 있어 우리가 놓친 점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정확히 체크하고, 물밑에서 상호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친 뒤, 이해관계자를 모아 조정하는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가 갈등의 양 주체를 마주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주도적 모습을 지금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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