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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패딩은 얼마나 윤리적인가요?
당신의 패딩은 얼마나 윤리적인가요?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20.01.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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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공익광고 제작팀 ‘더 웨이브’, ‘다운 오프’ 캠페인으로 인식 개선
라이브 플러킹 방식으로 만든 의류 구매를 지양하고 RDS 표식이 찍힌 의류를 입자는 인식 및 행동 변화를 촉구한 ‘더 웨이브’의 ‘다운 오프’ 캠페인.
라이브 플러킹 방식으로 만든 의류 구매를 지양하고 RDS 표식이 찍힌 의류를 입자는 인식 및 행동 변화를 촉구한 ‘다운 오프’ 캠페인.

[더피알=이정효] 추위를 막기 위해 패딩으로 온몸을 감싼 모습. 언제부턴가 패딩은 겨울철 필수 생존 용품이 됐다. 하지만 이는 오직 인간의 관점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은 아닐까.

보온성에 뛰어난 질 좋은 털을 공수한다는 목적으로 살아있는 거위와 오리 털을 억지로 잡아 뜯는 라이브 플러킹(live plucking) 방식. 이 과정에서 동물의 피부가 찢겨나가면 대강 기워 붙일 뿐이다. 한겨울을 따뜻하게 나도록 도와주는 이런 패딩의 제작과정은 극히 비윤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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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로 구성된 공익광고 제작팀 ‘더 웨이브’는 패딩 생산 과정에 강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에 윤리적인 소비를 촉구하는 반전광고 ‘다운 오프(DOWN OFF)’ 캠페인으로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꾀하기로 했다.

다운패딩 하나가 부착된 광고판이 길거리에 설치됐다. ‘살아있는 질감의 패딩’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덕다운의 비밀을 열어보라는 문구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패딩의 지퍼를 내리면 오리와 거위의 생살을 연상시키는 붉은 질감의 안감이 등장한다. 그리고 사육부터 도축 등 제품 생산과정에서 동물복지를 준수한 제품임을 인증·표시하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마크가 붙은 다운·패딩을 사용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운 오프’ 캠페인은 지난 11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동과 12일 장지동에서 진행됐다.
‘다운 오프’ 캠페인은 지난 11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동과 12일 장지동에서 진행됐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제웅 이정효 팀장이 갖고 있던 초안 아이디어가 지금 계절과 가장 잘 들어맞지 않나 생각했다. 겨울 의류로 패딩이 각광 받는 현 시점에서 더 건강하고 자연친화적인 소비가 이뤄진다면 이상적일 것이라 판단했다.

제작준비 과정은 어땠나.

재원 현장에서 게시판 제작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타임랩스 영상을 찍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시던 시민이 카메라 앞에서 통화하는 바람에 우리 모습이 하나도 담기지 않아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시민분이 우리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동물에 권리에 대해 의견을 말해주셔서 뿌듯한 경험으로 바뀌었다.

제웅 캠페인 자체는 깔끔하고 마음에 들게 끝이 났는데 이후 정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게시판 옮길 차량이 없어 직접 팀원들이 손으로 들고 두 시간 정도 걸어서 왔던 것이 생각난다. 심지어 사이즈도 생각보다 커서 보관 장소에 넣는 것도 불가능했다. 지금은 모두 분해해 잘 보관해뒀는데 다시 조립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현장에서 느꼈던 점은?

제웅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직접 패딩 지퍼를 내리고 안에 문구들을 읽을 때 희열을 느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며 팀원들과 함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직접 시민들에게 설명하러 다가갔을 때도 피하지 않고 다 들어주시고,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먼저 다가와준 이들도 있었다. ‘이게 작은 파도를 만드는 과정이구나’라고 새삼 느꼈다.

재원 기획과정에서 라이브 플러킹의 실태와 RDS에 대해 어떤 형식을로 알려야 할까, 과연 보드형식으로 광고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줄까에 대해서 팀원들끼리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주셔서 정말 뿌듯했다.

더불어 길거리에서 대여섯 시간 동안 캠페인을 진행하며 추운 겨울에도 밖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고생하시는 야외 근로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느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제웅 ‘우리는 공익캠페인 팀이니까 이런 거 해야해’라는 것보다 더 웨이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 이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슈보단 우리가 파도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일이었으면 한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이라는 책 제목처럼 더 웨이브가 떨어트린 물방울이 얼마나 큰 파도를 앞으로 만들어 갈지 궁금하다.

재원 더 긍정적인 파도를 일으키고 싶다. 아직은 팀원들의 거주지 주변과 서울 근교에서만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사회를 관통하는 흐름이 돼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전파하고 싶다.

대학생 공익광고 제작팀 ‘더 웨이브’는...

파도를 만드는 팀이다. 공익의 가치를 믿고 실현하기 위해, 작은 물방울일지 모르는 개개인이 모여 하나의 파동, 여러 갈래의 물줄기를 거쳐 긍정적 파급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회의중인 ‘더 웨이브’ 팀.
회의중인 ‘더 웨이브’ 팀.

사회에 크고 작은 문제와 이슈를 크리에이티브로 해결하기 위해 이정효 팀장과 윤제웅, 전재원, 김지민, 박나연, 소민주 등 6명이 힘을 모으고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디자인, 영상 편집, 장소 섭외, 제작 등의 작업을 온전히 팀 내에서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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