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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 스포츠 대중화, 유튜브에 달렸다?
비인기 스포츠 대중화, 유튜브에 달렸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0.01.3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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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씨름·컬링·태권도 등에 젊은층 ‘입덕’
영상 세대에 맞는 관전 포인트가 흥행 비결

이 좋은 걸 할배들만 보고 있었네

[더피알=조성미 기자]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씨름 경기에 달린 댓글이다. 우리 전통 스포츠이지만 씨름은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명절용 이벤트로 인식돼온 것이 현실이다.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씨름이 핫해진 건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2018년 8월 열린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김원진과 황찬섭이 맞붙은 경기였다. 누적조회수 약 250만을 돌파한 이 영상을 통해 씨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커다란 덩치로 힘을 겨루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벗고 선수들의 탄탄한 몸매와 기술을 겨루는 경기라는 진면목을 알렸다. 무엇보다 콘텐츠 소비 시간이 짧은 요즘 세대에게 단시간 판가름나는 승부가 주는 쾌감이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씨름의 희열’ 로고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후 KBS는 씨름을 소재로 한 예능을 선보이고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선수가 등장하는 등 주류 문화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영미~’로 유명한 팀킴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컬링은 최근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 종목이다. 오는 3월까지 치러지는 코리아컬링리그의 스트리밍(MBC Sports+)을 통해 경북체육회 소속의 송유진 선수가 빼어난 미모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단순히 경기를 감상하는 것 외에 댓글 놀이도 하나의 유희가 됐다. 작전을 공유하는 선수들의 귓속말에 전지적 시점으로 댓글을 달거나 선수들을 향해 ‘주접 떠는(애정을 과장되게 표현한 댓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송유진으로 입덕해 그의 파트너인 전재익으로 씹덕(덕질에 과하게 빠진 것을 표현하는 은어)한다’는 말도 생길 정도로 컬링 덕질에 빠지는 이들이 많아졌다.

태권도는 요즘 콘텐츠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경기 방식에 변화를 줬다. 대한태권도협회가 공격에 성공할 경우 점수를 얻는 득점제가 아닌, 타격을 입은 선수의 점수가 줄어드는 감점제를 도입한 파워태권도를 선보였다.

태권도 경기를 보여주는 방법도 달라졌다. 선수 소개는 UFC처럼 화려함을 더했고, 대결 중인 선수 뒤편으로 100으로 채워진 게이지 화면이 등장해 마치 격투기 게임처럼 화면을 구성했다. 경기 운영방식에 따라 소극적으로 임했던 탓에 지루하게 느껴지던 태권도 시합에 재미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만 반짝 인기를 끌던 종목들이 유튜브를 통해 보는 재미를 알려주고 있다. 달리 보면 스포츠야말로 전통미디어를 통해 아젠다 세팅된 영역은 아니었을까.

실제로 프로리그가 형성된 종목은 전 시즌이 TV를 통해 방송되고, A매치와 주요 경기의 경우 지상파 3사가 앞다퉈 똑같이 생중계하는 등 대중적으로 가시성이 높다.  

반면 비인기종목 스포츠는 재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 재미를 알 기회가 없었던 것일 수 있다. 그러다 이제 뉴미디어로 기능하는 유튜브를 통해 스포츠 관람에서도 시청자 선택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KBS N(씨름)과 MBC 스포츠+와 같은 기존 미디어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하고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을 고민한 결과이다.

유튜브 세상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어떻게 파급력을 갖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비인기종목의 대중화, 유튜브에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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